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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유출하고 양심선언, 우크라 지킴이로 $200만 모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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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브리태니 카이저는 2019년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데이터를 도널드 트럼프 캠프 등에 넘긴 스캔들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거대한 해킹(The Great Hack)’에 출연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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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유출 폭로자에서 암호화폐 전문가로, 다시 우크라이나 지킴이로-. 브리태니 카이저(35)의 변신 스토리다. 그는 한때 페이스북의 정보유출을 폭로한 뒤 데이터 권리 지킴이로 활동하고, 이어 암호화폐 전문가로도 활약했다. 그런 그가 이번엔 우크라이나 전쟁 모금 운동에 나선 것. 지금까지 모금액은 최소 100만 달러(약 13억원)로 추정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카이저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200만 달러까지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카이저는 2016년 미국 대선 때 영국 데이터 분석 기업인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에서 일하면서 페이스북 이용자 수천만 명의 개인성향 정보를 도널드 트럼프 측에 넘겼다. 그러면서 '트럼프 킹메이커'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 그러나 이후 이를 스스로 고백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러다 ‘당신의 데이터를 소유하라(#OwnYourData)’ 운동을 펼치며 데이터 권리 옹호가로 변신한다. 디지털자산거래협회(DATA)를 공동 설립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전문가로도 활동했다. DATA를 통해 미 의회에 암호화폐 관련 법안에 자문 역할을 했고, 2020년 대선에선 무소속으로 출마한 ‘암호화폐 거물’ 브록 피어스 전 비트코인재단 회장을 도왔다.



트럼프 킹메이커가 된 민주당 지지자



그는 정치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결과적으론 트럼프를 도왔으나 그 자신의 개인적 정치 궤적은 민주당과 함께 한다. 2008년 대선에선 버락 오바마 캠프 뉴미디어팀에서 일했고, 2014년 힐러리 클린턴을 지원하는 정치자금위원회를 거쳐 2015년 민주당 경선에선 버니 샌더스를 지지했다. 이후 국제앰네스티와 유엔, 유럽의회 등에서 인권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2014년 말 CA의 모회사 SCL에 합류해 2018년까지 비즈니스 개발 이사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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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태니 카이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암호화폐 모금 운동에 나섰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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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저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과 함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암호화폐 모금 활동에 나섰다. 베컴은 지난달 팔로워 7000만명이 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우크라이나의 의사 이리나에게 기부하기도 했다. 그는 또 암호화폐 이더리움(ETH) 공동창업자인 개빈 우드와 함께 그가 만든 암호화폐폴카닷(DOT) 기부 운동도 진행했다.

최근엔 각국 지도자들에게 우크라이나 암호화폐 모금 운동을 홍보했고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 등 우크라이나 고위 인사들과 함께 각국을 다니며 고액 기부자들을 모집했다. 알렉스 보르냐코프 우크라이나 디지털혁신부 차관은 “그가 하는 일은 놀랍다”며 “이젠 카이저와 매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고 했다. WP는 “카이저는 우크라이나에 중요한 인물이 됐다”고 했다.



“선택권 없을 때 내부고발” 시선도



다만 카이저의 행보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페이스북 데이터 유출 스캔들 당시 카이저가 했던 작업을 추적하면서 CA를 고소했던 디지털 권리운동가 데이비드 캐롤은 WP에 “카이저는 지금까지의 경력에서 기회 포착에 능하다”며 “이타적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말했다. CA에서 함께 일했던 크리스토퍼 와일리는 회고록에서 “카이저의 내부고발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카이저는 이에 대해 “CA에선 내가 하는 일이 비도덕적이라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며 “인권 운동에는 항상 진심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 문제에 대해선 “우크라이나에선 은행 동결로 전통적인 송금은 훨씬 어려워졌을 것”이라며 “암호화폐는 그동안 불가능했던 서비스와 자금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게 해줬다”고 주장했다. 또 “암호화폐 시장은 (전통 금융시장보다) 훨씬 민주주의적이고 내 믿음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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