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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김태원, '표절 논란' 유희열에 작심발언..."병이라면 치료 전 방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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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김태원 MBC '100분 토론' 출연해
"멜로디 8마디 똑같아...표절하려는 의도 보여"
"국내 가요계 이런 문제 나오면 그냥 넘어가"
"작곡가는 거울 보는 것처럼 자신과 대화해야"
임진모 "표절 납득 안 돼...도덕적 해이 아닌가"
한국일보

부활의 멤버 김태원이 5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모습. 방송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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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멤버이자 싱어송라이터인 김태원이 최근 표절 논란으로 들끓었던 후배 음악인 유희열에게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멜로디 8마디가 똑같다는 건 표절하려는 의도"라며 "이게 병이라면 치료하기 전에 방관한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도 가요계 후배들에게 "작곡가는 거울 보는 것처럼 자신과 대화해야 한다"며 표절의 유혹에 빠지지 말라는 당부의 말도 전했다.

김태원은 지난 5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논란이 제기된 곡을 들어봤는데 한 8마디 정도가 똑같았다"며 "그 점이 아이러니하다. 보통 표절을 하려면 멜로디를 한두 마디 변형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표절하려는 의도가 보이고 흑심이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는 유희열이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오랫동안 정상을 지켜온 부분도 언급했다. 김태원은 "아무래도 (유희열이) 스타덤에 오래 있었고, (곡이) 히트하면 작곡가에게 곡 의뢰가 어마어마하게 많이 들어온다"며 "그런 걸 쉬지 않고 겪은 분이기 때문에 그런 (표절) 유혹에 빠질 확률이 높다. 가슴 아파서 하는 이야기"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유희열이 예전에 작곡했던 곡들도 표절 의혹에 휩싸인 점을 지적했다. 김태원은 "다른 예전 노래들도 표절 논란에 오르내리는데 이게 병이라면 치료되기 전에 너무 방관해서 이렇게 된 게 아닌가 싶다"고도 했다.

또한 가요계에 표절 논란이 있을 때마다 쉬쉬했던 분위기도 들춰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문제가 이야기된 적이 별로 없다"며 "1990년대 초부터 그냥 넘어가면 되는 일로 돼 있었다. 유희열도 그런 경우가 아닐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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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희열이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한 신곡이 사카모토 류이치의 곡과 유사하다는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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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유희열은 지난달 불거진 표절 논란에 대해 인정하는 등 해명글을 올렸다. 그가 발매 예정이었더 '생활음악' 프로젝트 두 번째 트랙곡 '아주 사적인 밤'이 일본 피아니스트이자 영화음악의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Aqua)'와 비슷하다는 표절 의혹에 대해서다.

유희열은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며 "발표 당시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충분히 살피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실망을 드린 것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원곡자인 사카모토 류이치가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제 작품 '아쿠아'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표절 의혹에 대해 문제 삼지 않았다. 표절은 친고죄이기 때문에 원곡자가 법적 조치 등을 취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김태원은 유희열의 해명글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그런 (좋아하는 뮤지션에게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별 게 아닌 것 같지만, 작곡가로서 핑계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후배 음악인들에게 표절의 유혹에 빠지지 말라고 조언했다. 김태원은 "후배 음악인들에게 이번 사태에 관해 한 말씀만 드린다"며 "우리가 거울을 보면서 옷매무새를 가다듬거나, 뭐 묻었나 보지 않나. 저 같은 경우는 저를 본다. 내가 나를 진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작곡가는 거울을 보는 것처럼 자신과 대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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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모 음악평론가가 5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한 모습. 방송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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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모 음악평론가도 이날 김태원과 함께 출연해 유희열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유희열은 작곡을 전공한 사람으로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이런 일이 터졌다는 건 객관적으로 양심, 의도를 얘기하기가 민망한 수준"이라고 직언했다.

그는 이어 "납득이 안 간다. 충분히 알 사람인데 이렇게 된 건 도덕적 해이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유희열의 해명에 대해선 "무의식은 변명이 될 수 없다"면서 "미국 음악계는 유사성을 피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다. 스튜디오 밖으로 내보내기 전까지 계속 검색을 해본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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