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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베를린 소녀상 지켜야”…독일에 전달된 3만명 서명과 이용수 할머니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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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왼쪽)과 한정화 독일코리아협의회 대표(오른쪽)가 5일(현지시간) 스테파니 레믈링어 독일 베를린 미테구청 문화교육부 자문관에게 평화의 소녀상 존치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서명 등을 전달했다. 정의기억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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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일본 정부로부터 철거 압박을 받고 있는 독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의 존치를 촉구하는 시민들의 서명과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 할머니의 자필 편지를 현지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전달했다.

정의연은 5일(현지시간)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과 한정화 독일코리아협의회 대표가 베를린 미테구청을 찾아 국내외 시민들의 서명과 성명서, 이용수 할머니의 자필 편지를 스테파니 레믈링어 미테구청 문화교육부 자문관에게 전달했다고 6일 밝혔다. 베를린 소녀상 존치를 촉구하는 서명에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일까지 시민 3만1317명과 559개 단체가 참여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4월28일 일·독 정상회담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소녀상 철거를 요청했다. 국내 극우단체인 ‘위안부사기청산연대’도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소녀상 앞에서 철거 요구 시위를 벌였다. 정의연의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존치 요구’는 이에 대한 대응이다.

정의연은 성명에서 일본 정부와 극우단체의 소녀상 철거 압박에 대해 “홀로코스트 가해자들과 부정론자들이 피해 당사국의 극우 시민들과 결탁해 홀로코스트 기념비 철거를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경험뿐 아니라 지금도 만연한 전시 성폭력의 현실을 전세계 시민들이 기억하고, 다시는 이 땅에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짐하고 행동하기 위해 설치됐다”면서 “이대로 평화의 소녀상이 철거된다면 ‘한일 갈등’의 상징으로만 기억될 것이며 상상하지 못할 고통을 입은 피해자들의 목소리와 존재는 다시 어둠 속에 묻힐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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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달 28일 독일에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존치를 요구하며 자필로 쓴 편지를 들고 있다. 정의기억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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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는 자필 편지에서 전쟁범죄 인정, 진상 규명, 공식 사죄 등 일본을 상대로 한 7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홀로코스트와 마찬가지로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우리는 잊어서도 부정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후대의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억울하게 희생당한 피해자들을 위해 이런 가슴 아픈 역사를 부정하는 세력들에게 우리는 끊임없이 맞설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며 “부디 역사를 부정하는 세력들에게 굴복하지 마시고 역사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행동을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정의연은 “레믈링어 담당관이 ‘소녀상 문제가 한일 갈등 양상으로 비춰진 측면이 있지만, 전 세계 전시 성폭력을 종식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자 인류보편의 문제’라며 소녀상 영구 존치에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전했다.

베를린 미테구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은 2020년 9월 설치됐다. 미테구청은 설치 2주 만인 같은 해 10월 일본의 항의를 받고 소녀상 철거 명령을 내렸지만 각계의 반발이 확산하자 철거를 보류한 바 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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