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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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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쟁이와 일 못해" 장관 줄사퇴…英 총리, 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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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보건부 장관 동시에 사표 던져

총리, 여당 원내부총무 성비위 알면서도 "몰랐다"

'파티게이트' 불신임 투표 통과 한 달 만에 재투표 요구↑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코로나19 봉쇄가 한창일 때 관저에서 술판을 벌여 불명예 퇴진할 뻔했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다시 위기에 처했다. 거짓말 논란과 함께 그의 곁을 지켰던 핵심 장관 2명이 자진사퇴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데일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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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의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과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이날 동시에 사표를 던졌다. 수낙 장관은 “정부는 유능하고 진지하게 일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경제 충격,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어려운 시기에 물러나는 것은 가벼운 결정이 아니”라고 말했다. 자비드 장관은 존슨 총리를 신뢰하기 어려워 양심을 지키면서 같이 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사퇴는 성 비위를 저지른 크리스토퍼 핀처 보수당 원내부총무가 물러나는 과정에서 존슨 총리의 거짓말이 탄로 난 것과 연관을 맺고 있다. 하원의원인 핀처 원내부총무는 지난달 30일 술에 취해 남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사퇴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은 핀처 의원이 2019년 외무부 부장관 시절에도 성 비위를 저질렀고, 존슨 총리는 이를 알면서도 그를 원내부총무에 임명했다고 주장했다.

논란 초기에는 “몰랐다”고 말하던 존슨 총리는 뒤늦게 “알고 있었지만 해결됐다고 생각했다”, “보고받았지만 이를 기억하지 못했다” 등으로 입장을 바꿨다. 존슨 총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지자, 결국 이날 존슨 총리는 당시 핀처 의원의 성 비위 혐의를 보고받은 채 원내부총무로 임명한 것은 잘못한 일이라고 사과했다.

FT에 따르면 제1야당인 노동당은 물론 여당인 보수당 일각에서도 존슨 총리를 사퇴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임투표 후 1년 유예기간 규정을 변경해 다시 신임 여부를 묻자는 의견 등이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초 보수당 신임투표를 겨우 통과했다. 그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엄격한 방역규정이 시행되던 시기 총리실 직원들과 총리관저 등에서 술 파티를 벌인 ‘파티 게이트’로 지난달 6일 불신임 투표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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