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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독일 '분데스리가'

손흥민도 토로한 인종차별 “좋아하는 거로 복수해서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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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팬 미팅 “월드컵 독일전 가장 기억”

아버지 손웅정 “차별 굴하지 않고 싸웠다”

성공신화 쓰면서 한국 축구 다시 보는 계기


한겨레

손흥민이 4일 서울 마포구 아디다스 브랜드 센터에서 팬 미팅을 하고 있다. 달수네라이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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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30·토트넘)이 초기 독일 유학 시절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손흥민은 4일 서울 마포구 아디다스 브랜드 센터에서 열린 ‘손커밍데이’ 행사에서 팬미팅 행사를 했고, 이 과정에서 독일 축구 유학 초기의 어려움을 말하는 것이 5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손흥민은 사회자가 ‘국가대표와 클럽축구 등 많은 경기를 소화했는데, 그중 넘버원 경기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하자, “(A매치) 100번째인 칠레전, (원더골을 넣은) 번리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경기 등이 있지만, 그래도 독일전을 꼽을 것 같다”고 답했다.

한국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당시 세계 1위 독일에 2-0 승리를 거뒀다. 김영권의 골로 앞서가던 한국은 손흥민이 종료 직전 역습 상황에서 쐐기골을 넣어 완승했다.

손흥민은 독일전을 꼽은 이유에 대해, “어릴 때 독일에 갔다. 상상하지도 못할 힘든 생활을 진짜 많이 했다. 인종차별도 많이 당했다. 언젠가는 꼭 갚아줘야겠다는 생각을 진짜 많이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월드컵에서 독일이라는 팀을 만났을 때 엄청 무섭고 두려웠지만 선수들이 잘해줘서 이겼다”면서 “사람이 울면 위로해주고 싶고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거로 복수해 줄 수 있어서 참…. 그래서 저한테는 (독일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했다.

손흥민은 동북고 1학년이던 2008년 독일 함부르크 유소년팀에 입단했다. 학교도 그만둔 상태에서 건너갔기에,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귀국한다면 갈 곳이 없었다. 배수의 진을 치고 죽어라 운동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 유럽에서 겪은 인종차별 경험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 털어놓은 것을 보면 현지 적응이 쉽지 않았음을 엿보게 한다.

아버지 손웅정씨의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를 보면, “외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온갖 경험을 다 한다. 정정당당해야 할 운동장에서 차별은 존재한다. 경기장 안팎에서 인종차별도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은 어느 나라 어느 조직에나 있기 마련이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흥민이와 공항에 있든 도시 한복판에 있든 현지인들이 뻔히 보이는 차별, 불합리한 행동을 하면 그곳이 어디든 다 뒤집어엎었다. 나와는 성정이 다른 흥민이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꼭 그 자리에서 굴하지 않고 붙었다”고 했다.

이런 시련을 극복해 나가면서 손흥민은 자신에게 돌아온 출전 기회에 골로 응답했고, 강등 위기의 팀을 구해내면서 분데스리가에서 주목받았고, 결국 레버쿠젠을 거쳐 2016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한겨레

손흥민이 4일 서울 마포구 아디다스 브랜드 센터에서 팬미팅을 하고 있다. 달수네라이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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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독일 통신원인 마쿠스 한은 “아마도 언어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차별이 컸을 것이다. 또 독일에서 볼 때 한국 축구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을 때다. 그런데 손흥민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올랐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평했다. 마쿠스 한은 “손흥민 이후 한국 축구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고, 이후 지동원 등 다른 선수들이 분데스리가에 많이 진출할 수 있었다. 손흥민이 열어놓은 길”이라고 지적했다.

손웅정씨는 아들한테 항상 이렇게 말했다. “물러날 필요 없다. 화가 나면 무슨 액션을 취하든 화가 났다는 메시지를 줘라. 부당하다고 판단했을 때는 붙어서 해결하라. 네 목소리를 내야 한다.”

독일 축구 감독이나 팬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손흥민이 모처럼 속내를 털어놓았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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