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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르포] 360도 LED벽서 시공간 초월…K콘텐츠 제작 첨병 'CJ ENM 스튜디오 센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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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동 국내 최대 규모 제작 기지…2000억원 투자

아시아 최대 규모 버추얼 프로덕션 'VP 스테이지'…설산부터 사막까지 한 공간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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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이 VP 스테이지에서 연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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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이 2000억원을 투자한 국내 최대 규모의 콘텐츠 제작기지 '스튜디오 센터'를 공개했다. 국내 최대 규모 스튜디오와 아시아 최대 크기의 버추얼 프로덕션 등을 포함해 모두 13개 동으로 구성된 원스톱 K콘텐츠 생산기지다. 이를 토대로 웰메이드 콘텐츠 생산에 박차를 가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5일 CJ ENM은 미디어 투어를 열고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CJ ENM 스튜디오 센터'를 소개했다.

CJ ENM 스튜디오 센터는 21만381㎡(약 6만4000평) 면적에 조성된 최첨단 복합 스튜디오 단지다. 국내 최대 규모의 스튜디오와 삼성전자의 '더 월'이 탑재된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VP 스테이지) 등 총 13개 동의 스튜디오로 구성됐다. 약 2000억원의 비용을 투자하고 2년여간의 공사를 거쳐 올해 4월 구축을 완료했다. 현재 '환혼', '작은 아씨들', '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등 6개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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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스튜디오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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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버추얼 프로덕션 전용 시설인 VP 스테이지다. 설산부터 사막까지 실내 공간 한 곳에서 모두 촬영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더 월을 세계 최초로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지름 20m, 높이 7.3m 말발굽 모양 구조의 메인 LED 월(Wall)과 길이 20m, 높이 3.6m 일자형 월 등 총 2기의 마이크로 LED 월을 설치했다. 벽면 360도와 천장까지 모두 대형 LED 스크린을 장착했다.

짧은 설명을 듣고 시연 동영상을 본 뒤 메인 LED 월을 관람했다. 안개가 자욱한 설산 풍경을 띄웠는데, 멀리서 봤을 때는 안개 효과를 내기 위해 드라이아이스를 사용한 것으로 착각했을 만큼 사실적이고 자연스럽다.

다음으로 가을, 일몰, 도심, 거리 등 모습을 순차적으로 띄우고 카메라를 통해 LED 월 앞에 서 있는 배우의 모습을 촬영해 시연했다. 상점 앞에 서 있는 장면에서는 진열장 너머 깊숙한 공간까지 입체감 있게 보여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다. 배경 속 ATM기 같은 사물도 카메라 촬영 각도에 따라 달리 보여 현장감을 더했다.

실제로 봤을 때도 생생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카메라로 촬영한 결과물을 스크린으로 보자 더욱 자연스러웠다. 실제 세트장을 촬영한 것과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노트북 모니터 등 LED 화면을 카메라로 촬영할 때 화면이 얼룩지게 보이는 현상도 전혀 없었다.

LED 월을 이용하면 시공간을 초월한 제작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해외 로케이션이나 촬영이 어려운 공간에서의 배경도 훨씬 수월하게 구현할 수 있다. 물리적 설치와 철거 작업을 최소화하고, 후반 작업에 걸리는 시간도 대폭 줄인다. 실제로 이날 보여준 시연 영상 중 호텔 복도를 걷는 장면의 경우 배우가 여닫는 문과 소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LED 월이었다.

비용 절감보다 더 큰 장점은 제작진에게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판타지물 등을 촬영할 때 초록색 크로마키 배경 앞에서 연기해야 했다. 그러나 LED월은 콘텐츠 속에 삽입될 실제 배경을 보고 연기할 수 있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김상엽 CJ ENM 콘텐츠 R&D 센터장은 "기존 방식으로 제작했을 때는 배우의 몰입감이 떨어지거나, 최종적으로 영상을 완성한 뒤 생각과 다른 경우가 많다. 촬영이 끝나고 배경을 합성한 뒤 다시 후반 CG 작업을 하거나, 최악의 경우 재촬영을 해야 하는 비효율이 있었다"며 "(VP 스테이지를) 장기적으로 보고 콘텐츠의 경쟁력을 높이고,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활용도도 높다.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 예능, 공연 등도 제작 가능하다. 몰입형 XR 스테이지, 메타버스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제작도 가능해 차세대 콘텐츠 제작을 이끌 기술로 꼽힌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이 버추얼 프로덕션을 눈여겨보는 이유다.

김 센터장은 "VP스테이지는 상상에 의존해야 했던 환경을 LED 월로 구축하고 경험의 한계를 뛰어넘는 제작 환경을 제공한다. 최신 기술 인프라를 집약해 콘테크(콘텐츠+테크)를 선도하는 곳"이라며 "진정한 K콘텐츠 원스톱 제작기지가 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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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VP 스테이지에서 연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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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8'에 위치한 '환혼' 세트장도 방문했다. 현재 tvN, 티빙, 넷플릭스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다. 실제 존재하지 않는 대호국이라는 가상의 국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로, 세트장이 고풍스러우면서 신비한 느낌을 줬다.

먼저 환혼 속 천부관의 밀실을 방문했는데 연기자들이 연기하는 공간인 세트 하단은 실제 계단으로 만들었지만 상단은 크로마키 배경으로 처리했다. 이 위에 컴퓨터 그래픽(CG)으로 무한 계단을 입힌다. 다음으로 별자리 측정소로 향했다. 천문대를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천장 기둥 사이사이는 초록색 크로마키 배경으로 처리했다. 여기에 별자리를 합성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집무실을 방문했다. 별자리를 관측하고 기록하는 곳이다. 기둥 마디마다 붙어있는 작은 금박 장식과 곳곳에 위치한 동양적인 문양이 섬세하다는 느낌을 줬다.

이 외에도 국내 최대 규모의 스튜디오인 '스테이지 5'는 약 5300㎡(1600평)에 높이도 23m에 달해 영화나 공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연말 진행된 글로벌 음악 시상식 'MAMA'도 이곳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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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로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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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 20m, 길이 280m 다용도 도로 '멀티 로드'에서는 도심 추격신 같은 다양한 차량 장면을 촬영할 수 있다. 자연 산지와 평지로 구성돼 야외 촬영이 가능한 1만5000평 규모의 대형 오픈 세트도 있다. 실내 스튜디오와 야외 오픈 세트 동시 촬영으로 제작 효율성을 끌어올린다.

CJ ENM 스튜디오 센터는 현재는 CJ ENM과 스튜디오 드래곤 등 계열사 촬영 장소로 이용 중이다. 그러나 추후 시설을 확장해 외부에 개방도 고려하고 있다.

서정필 CJ ENM 테크&아트 사업부장은 "스튜디오 센터는 13개 동이 있지만 스튜디오 내에서 소화 가능한 콘텐츠 수용량이 연간 S급 드라마 12편을 포함해 드라마 20편 수준이다. 스튜디오 드래곤의 전체 제작량을 보면 턱없이 부족하다"며 "향후 추가 부지 확보와 시설 확충 계획이 있다. 제작에 여유가 생기면 외부 임대 등도 고려 중이다"라고 밝혔다.

CJ ENM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제작 인프라가 집약된 'CJ ENM 스튜디오 센터'를 통해 문화 콘텐츠 산업이 또 한 번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글로벌 무대에서 신드롬을 일으킬 웰메이드 지식재산(IP) 양산 체제를 갖춰 K콘텐츠 탄생 메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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