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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대구 변호사 사무실 참사...'테러 범죄' 피해자는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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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지난해 10월 31일 밤 일본에서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20대 한 남성이 도쿄 게이오선 지하철에서 영화 배트맨에 나오는 악당 '조커' 복장으로 흉기를 휘두르고 불을 질렀다.

당시 핼러윈데이여서 지하철에 탄 승객들은 방심하다 변을 당했다. 방화로 인해 불길이 치솟자 승객들은 지하철 내에서 뛰고 창문을 통해 탈출하는 등 생사를 넘나들게 됐다.

더욱 충격적인 점은 체포된 이 남성이 "사람을 죽여 사형당하고 싶었다"라고 경찰에 진술했다는 것. 사형 당하고 싶은 본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범죄 대상으로 삼은 셈이다.

뉴스핌

사회부 김기락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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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서도 이와 비슷한 범죄가 발생했다. 투자금 반환 소송에 패한 50대 남성이 상대편 변호사 사무실에 불을 질러 근무 중인 변호사 1명과 함께 직원 5명 등 총 6명이 아까운 생을 마치게 됐다. 50대 남성도 죗값을 치르지 않은 채 숨졌다.

사건 발생 당시 상대편 변호사는 부재 중인 덕에 화를 면했지만 이번 일 때문에 그가 살면서 겪게 될 심신의 피해는 헤아리기 어려울 것 같다. 가까운 사람들을 영원히 잃은 아픔, '나 때문에...'라는 자책 등 마음이 유족과 어찌 다르겠는가.

경찰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현장에서 휘발유 성분이 검출됐으며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사로 추정됐다.

변호사들은 판·검사와 함께 있는 법정에서 나가면서부터 때로는 신변 안전을 우려한다고 한다. 재판 중 소란이 일어나면 경위 및 방호원에 의해 어느 정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법정을 벗어나면 위협이 될 만한 일들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한 변호사 단체장은 "변호사는 같은 법조인인에도 판·검사처럼 국가공무원이 아니고 소송 대리를 하기 때문에 사건 의뢰인으로부터 크고 작은 불만을 받게 된다"며 "변호사들에 대한 범죄의 처벌 규정을 강화해 범죄 예방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처벌 수위를 강화한다고 해도 범죄를 완벽히 예방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에 대해 동의한다. 처벌과 함께 해당 범죄 시 가해자에 대한 양형 기준을 높여 '테러 범죄를 절대 저지르면 안 된다'는 인식을 다시 갖게 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소송 상대편 변호사에 대한 보복성과 함께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테러 범죄가 분명하다. 보복하겠다는 심리가 방화로 표출된 것일 뿐, 방화 외 다른 범죄로도 이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사건 장소가 변호사 사무실이었기 때문에 해당 사무실 관계자들이 피해를 입은 것이지만, 사건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면 테러 범죄라는 것이다. 본인의 불만과 분노를 테러 형태로 표출했는데, 그 대상에 따라 국민 모두가 억울한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국가가 해야 할 일들이 바로 이런 일이다.

4년전 김명수 대법원장이 탄 차에 화염병을 던진 70대 남성은 범행 동기에 대해 소송에서 져 화가 났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법원과 검찰이 모여있는 서초동이 불바다가 될 뻔한 게 몇해 지나지 않았다.

people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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