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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십자가·성수·나무말뚝…19세기 뱀파이어 퇴치키트, 2000만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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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핸슨 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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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귀족이 소유했던 ‘뱀파이어 퇴치 키트’가 경매에 부쳐져 1만5736달러(약 2042만원)에 낙찰됐다.

3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영국 경매업체 ‘핸슨 옥션’은 지난달 30일 더비셔에서 열린 경매에서 뱀파이어 퇴치 키트가 최저 낙찰예상가의 약 6배에 달하는 가격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당초 핸슨 옥션은 해당 키트의 경매가를 2000∼3000파운드(약 314만∼472만원)로 예상했다. 이후 키트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프랑스, 미국, 캐나다 등 세계 각지에서 응찰 의사를 보이는 이들이 나왔다. 치열한 경쟁 끝에 낙찰을 받은 것은 영국인이라고 한다.

이 키트는 영국 귀족이자 영국령 인도 관리였던 윌리엄 멜컴 헤일리(1872~1969)가 소유했던 것이다. 나무로 된 상자 안에는 십자가와 성수, 나무 말뚝, 권총 한 쌍, 망치, 묵주, 고딕 성경, 황동 가루 등이 들어있다. 상자 뚜껑에는 헤일리의 이름과 주소가 찍혀 있고, 잠금장치 역할을 하는 황동 십자가 2개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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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슨 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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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슨 옥션에 따르면 헤일리는 영국 옥스퍼드 코퍼스 크리스티 칼리지를 졸업한 지식인이지만 뱀파이어 퇴치에 흥미를 보였다고 한다. 핸슨 옥션 대표 찰스 핸슨은 “두려움 때문이었든 매력를 느꼈든 간에 귀족 사회의 최상류층에 속했던 사람이 이런 물건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흥미롭다”며 “이는 뱀파이어 신화가 모든 계층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과거 뱀파이어를 잡는 일은 매우 심각한 일이었고 뱀파이어 퇴치를 위해서는 특정 도구와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는 역사 기록도 있다”고 말했다.

영국 더비셔 출신의 낙찰자는 “매력적이며 이야깃거리가 될 만한 물건”이라며 “참신함과 역사적 가치에 이끌렸다”고 밝혔다. 다만, 낙찰자가 키트를 사용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CNN은 전했다. 이에 대해 핸슨 옥션 측은 “살아남기 위해 인간의 피가 필요한, 죽지 않은 생물인 뱀파이어에 대한 믿음은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오늘날에도 세계 몇몇 지역에 그 믿음이 남아있다”고 했다.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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