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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냉각기 직격탄... 프롭테크 업계는 '옥석 가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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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 탓에 주택거래량 급감세
주택거래 줄면 데이터 신뢰성 낮아져
신생 업체들 리스크 대응 시험대 올라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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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을 이용해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롭테크(Property와 Technology의 합성어) 업계가 부동산 시장 침체 탓에 격변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프롭테크 업계는 수년간 시장 활황에 힙입어 고속 성장만 경험해 왔는데, 최근 시장 위축으로 주택 거래가 크게 줄면서 전례 없는 불황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위험(리스크) 관리에 실패하는 업체들까지 등장할 것으로 보여, 프롭테크 시장에 대한 투자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4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5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6만3,200건에 그쳐 지난해 같은 달(9만7,524건)에 비해 35.2% 감소했다. 올해 1월과 2월 거래량은 각각 4만 건대였는데, 그 수치가 두 달 연속 5만 건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주택 거래가 뜸해진 것은 부동산 시장 전망이 어둡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신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 구매자들은 가격이 우하향할 우려가 없어야 집을 산다"며 "그런데 지금은 가격 조정의 초기 단계이고, 시황은 아직 바닥에 닿지 않았다”고 풀이했다. 주택 거래량이 더 줄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국일보

주택 거래량 감소는 부동산 정보를 서비스하는 기업 입장에선 결국 '실거래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뜻. 이런 데이터 부족은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을 운영 중인 프롭테크 업체들에겐 치명적인 악재다. 지금껏 프롭테크 업체들은 IT 기술을 이용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경쟁력을 과시했는데, 사례가 부족하면 정보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특성상, 실거래 없는 지역엔 호가만 남고 부정확한 가격이 시세로 둔갑하기도 한다.

문제는 선발 업체 몇 곳을 빼면, 프롭테크 기업 중 지금과 같은 실거래 데이터 부족 현상을 겪어본 곳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국내 프롭테크 업체 대다수를 회원사로 둔 한국프롭테크포럼의 2020년 집계 자료를 보면, 프롭테크 스타트업 회원사 82.3%는 2013년 이후 창업했다.

부동산 시장의 대세 하락을 경험한 적 없는 비(非)전문가가 세운 일부 업체들은 데이터 부족에 어려움을 더욱 크게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10년 이상 부동산 데이터를 다룬 전문가들로 경영진을 구성한 한 프롭테크 기업 임원은 “불황기에는 시장 데이터의 정확도를 높이는 보정작업 등 품질 관리가 필수”라며 “시황 하락을 겪은 적 없고 부동산 시장을 잘 모르는 창업자가 세운 업체 대부분은 이러한 리스크 관리에 취약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4월 작성한 '프롭테크생태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프롭테크 기업 창업자의 50%는 부동산 관련 배경이 없고, 다수의 최고경영자(CEO)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업계 내부사정 △글로벌 경기침체 △미국과 한국의 동반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악재가 맞물리며, 국내 프롭테크 업체를 바라보는 벤처투자자들의 시선도 변하고 있다. 과거엔 프롭테크가 유망한 분야라 적극적으로 돈을 댔지만, 이제부터는 ‘돈 되는 큰 회사’ 위주로만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프롭테크 업계 관계자는 “투자 환경의 빙하기가 왔고, 업계 선두권 업체들마저 그런 영향을 어느 정도 받고 있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볼 때 매출을 더 일으킬 수 있는 업체 위주로 투자하는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라고 말했다.

윤현종 기자 bell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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