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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도심 습격한 '러브버그'…해충 박사 "1~2주 내에 사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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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 교미한 채 날아다니는 '러브버그'…길이는 1cm 남짓

"다른 벌레하고 교미 못 하게 며칠 동안 붙어있어"

"올해 가뭄이라 한꺼번에 우화해 집단 발생"

아시아경제

서울 은평·서대문구, 경기 고양시 등지에 출몰한 '러브버그'(사랑벌레)./사진=독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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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최근 서울 일부 지역과 경기도 고양시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에 이른바 '러브버그'(사랑벌레)라고 불리는 벌레 떼가 대거 출몰해 주민·상인 등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는 "1~2주 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과 석좌교수는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러브버그 출현은) 보통 초여름에 많이 발생한다"며 "1~2주 안으로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브버그에 대해서 이 교수는 "우리나라 이름으로는 우담 털파리라고 한다. 몸에 털이 많이 붙어 있어서 그렇다. 크기는 한 1cm정도밖에 안된다. 이 벌레들이 (암수가) 교미를 한 상태에서 날아다니기 때문에 러브버그라는 말이 붙었다"며 "교미가 끝나고 나서도 다른 종류, 다른 벌레하고 교미를 못 하도록 며칠 동안 계속 붙어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러브버그의) 행동은 상당히 느리다. 4월에서부터 6월 달에, 보통 6월 달까지 많이 나오는데 그렇게 해서 한 차례 나오고 가을에도 한 번 더 출현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 옛날부터 있었던 종류인데, 사는 장소가 주로 산이다. 산에 낙엽 떨어지고 그 죽은 식물들 밑에다 산란을 해서 그 낙엽에 썩은 물질들을 먹고 사는데 그러니까 그동안 민가 쪽으로는 잘 안 내려왔다"고 말했다.

올해 러브버그가 도시에 대규모로 출몰한 이유에 대해서 이 교수는 "봄철에 올해처럼 오랜 가뭄이 이루어지게 되면 번데기에서 성충으로 우화를 하지 않고 비 올 때까지 기다린다"며 "오랫동안 가뭄이 있다가 비가 오면 그 번데기들이 순식간에 한 번에 우화해 버리기 때문에 집단 발생이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러브버그가 생태계에서 분해자 역할을 하는 등 좋은 역할을 하지만, 도시에서 러브버그가 무리 지어서 다닐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충도, 성충도 떼로 몰려다니는 습성이 있다. 산란을 하게 되면 퍼지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그냥 수천, 수만 마리가 이렇게 같이 살다가 번데기가 된 다음에 성충으로 되고 나서도 같이 떼로 다닌다"며 "(러브버그가) 자동차 매연 냄새를 좋아하는데 고속도로 같은 데도 몰려다녀서 교통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 러브버그로 인한 피해, 줄이기 위해선?

이 교수는 "(러브버그) 몸체가 강산"이라며 "그래서 자동차에 얼룩도 지고 또 라디에이터 자동차 앞에 라디에이터도 기능을 떨어뜨리고 하기 때문에 이게 많이 발생되는 지역에서는 자동차에다 왁스를 먹이시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또 "러브버그는 젖은 물기 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아파트의 벽에 많이 붙어있는 곳에는 호수 물을 뿌려 놓게 되면 잘 앉지 않는다고 한다"며 "그리고 이게 낮에 활동을 하는데, 러브버그가 많이 발생됐을 때는 낮보다는 밤에 활동하시는 게 좋겠다. 또 러브버그가 밝은 색을 또 좋아한다. 그래서 옷도 될 수 있으면 어두운 색을 입으시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교수는 "구강청결제 한 세 스푼에다가 오렌지나 레몬즙을 섞어서 물 한 컵에다가 섞어서 뿌리게 되면 기피효과가 있다"며 "그래서 방충망 쪽에다 이렇게 좀 뿌려두시면 얘네들이 잘 달라붙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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