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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인재고갈' 속 '형제의 난' 트로트 대전… '마른수건' 붙드는 MBN·TV조선[TEN스타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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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진 PD, 빛 못본 MBN 음악예능 구원투수로 등판
연말 방송 목표로 '불타는 트롯맨' 제작
TV조선 '미스터트롯2'와 정면대결


[텐아시아=우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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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물고기뮤직, 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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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신선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신선함은 없고 거기서 거기 같은 예능 시대. 조금이라도 '대박'이 난 것 같다 싶으면 출연진과 콘셉트만 살짝 바꿔 방송하는 채널들.

새로운 판을 짜 보기엔 위험 부담이 크니 성공 공식을 베끼는 게 당연해진 오늘날의 예능. 이복형제의 싸움 같은 예능판에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질 조짐이다.

스타만큼이나 중요한 건 스타가 탄생할 만한 판을 까는 것. 지난 4년간 방송·가요계를 흔든 건 트로트였다. 송가인, 임영웅 등 대단한 스타들이 연이어 등장하며 이들을 만든 제작자의 '손'에 관심이 쏠렸다.

어느 방송가에서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트로트'에 손을 댄 건 당시 TV조선 제작국장이었던 서혜진. 서혜진 PD는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송가인·임영웅이라는 대스타를 발굴하며 단숨에 트로트의 부흥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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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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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롯'을 시작으로 '미스트롯'의 남자편인 '미스터트톳'까지 대박 중의 대박을 터트린 그는 공로를 인정받아 제작본부장까지 올랐다. 트로트 오디션뿐만 아니라 '아내의 맛' '우리 이혼했어요' 등 TV조선을 먹여 살리고 있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그의 작품이다.

공중파 주말드라마에서 볼 법한 시청률을 만들어 냈던 서혜진 PD. 그의 행보는 방송가의 큰 관심사였는데, 지난해부터 퇴사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OTT 이적설, 스튜디오 설립설 등 여러 가능성이 등장했다.

서혜진 PD는 지난달 TV조선을 떠났다. 이후 이달 초 제작사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오디션 전문 콘텐츠 제작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TV조선을 떠난 서혜진 PD의 첫 행보는 MBN이다. 그것도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텐아시아는 서혜진 PD와 MBN이 연말 방송을 목표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론칭을 준비하는 것을 확인했다.

프로그램 명은 '불타는 트롯맨'이다. 기존의 트로트 오디션에서 선보이지 못했던 강력한 유쾌함과 색다른 재미를 담아내겠다는 각오다. 서혜진 PD는 MBN에서 TV조선에서 못 다 이룬 꿈을 펼칠 계획. 자신이 설립한 크레아스튜디오와의 의기투합으로 성공한 오디션의 패러다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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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조선,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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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건 TV조선 역시 '미스터트롯2'를 준비 중이라는 것. '미스터트롯2'도 연말 방송으로 계획되어 있어 두 프로그램이 정면 대결할 가능성이 높다.

서혜진 PD가 만들었던 프로그램과 그가 독립한 뒤 처음 내보이는 프로그램의 싸움. "오디션이 가진 엄청난 치열함, 그런 전쟁터 같은 그림이 좋다"던 서혜진 PD의 가치관으로 볼 때 이번 정면승부는 그의 선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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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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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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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만들었던 프로그램의 포맷을 다르게 바꾸는 것에 능숙하고, 콘텐츠로 이슈를 만들어낼 줄 아는 서혜진 PD이니 새롭게 선보이는 트로트 오디션도 비장의 무기가 있을 터.

MBN은 '보이스퀸' '보이스킹' '보이스트톳' 등 TV조선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내놨으나 시청률과 화제성은 '미스터트롯'의 절반도 이루지 못했다. 다만 '돌싱글즈'와 '고딩엄빠' 같은 자극적인 리얼리티로 예능 흥행을 이끌고 있어 과거처럼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적어졌다.

하지만 TV조선과 MBN의 고민은 새로운 얼굴이 없다는 것.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의 히트 후 MBN 뿐만 아니라 MBC, KBS, SBS 공중파도 트로트 오디션에 뛰어들었다. 많은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생기면서 무명 가수부터 가수 지망생, 노래 잘하는 비연예인 등 나올만한 인물들은 이미 얼굴을 비춘 상태.

파생된 프로그램에서 탄생한 스타는 없었다. '미스트롯2'도 전 시리즈의 영향력을 업고 시청률과 화제성이 높긴 했으나 출연진의 인기와 인지도는 미비했다. 시청자는 새롭고 재밌는 걸 추구하기 때문에 똑같은 흐름의 방송엔 관심을 주지 않는다.

'미스터트롯2'도 '불타는 트롯맨'도 스타가 나오지 않는 이상 강력한 한방을 터트리기 어렵다. 서혜진 PD가 성공시켰던 프로그램과 새로 제작하는 프로그램의 맞대결이라는 이유로 충분한 이슈는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성공은 이슈와 비례하지 않는다.

서혜진 PD가 만들었던 프로그램과 일터만 바꿔 만드는 같은 프로그램이니 이복형제의 싸움 같기도 하다. 논란은 있을지언정 실패는 없었던 서혜진 PD. 그의 공렬은 세 번째 일터에서도 이어질까.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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