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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콘크리트' 금간 尹, 부정평가 첫 과반···文보다 20개월 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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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도 2주 연속 '데드 크로스'

경제 불안·인사 논란·與 내분

TK·고령층마저 부정평가 ↑

5주 만에 37.7%→50.2%로

尹 "지지율 의미 없다" 일축

전문가 "명확한 어젠다 필요"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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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에서 부정 평가가 처음으로 과반을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4일 나왔다. 민생 경제 불안, 장관 인사 후보자들의 잇따른 자격 논란, 여당 내 소모적 권력 다툼 등이 중첩되며 취임 2개월 만에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른 것이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4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4.4%, ‘국정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0.2%로 나타났다. 직전 조사인 일주일 전보다 긍정 평가는 2.2%포인트 줄고 부정 평가는 2.5%포인트 증가하면서 긍·부정 격차도 취임 후 처음으로 오차 범위(95% 신뢰 수준에서 ±2.0%포인트)를 벗어났다.

국정 수행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가 2주 연속 이어지면서 새 정부 국정 동력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지지율 하락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의 부정 평가 과반 기록은 취임 약 2개월 만이다. 리얼미터 조사 기준 취임 2주 차에 실시된 첫 번째 조사(5월 3주)에서 부정 평가는 40.6%를 기록한 뒤 37.7%(5월 4주)로 바닥을 찍었다가 5주 만에 12.5%포인트 오른 50.2%를 기록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집권 3년 차인 2019년 3월 2주 차 때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과반(50.1%)을 기록했다. 취임 약 22개월 만이었다. 문 전 대통령이 초유의 탄핵 정국에서 당선된 대통령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윤 대통령의 부정 평가 과반 기록은 너무 이르다는 평가다. 2013년 2월 취임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집권 2년 차인 2014년 4월의 세월호 사고 이후에야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기 시작했다.

핵심 지지층 이탈도 두드러진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5월 4주 차 조사와 비교해 60대의 윤 대통령 국정 수행 부정 평가는 28.1%에서 38.3%로 10.2%포인트 올랐다. 70대 이상에서도 같은 기간 15.1%에서 27.9%로 12.8%포인트 상승했다. 보수세가 강한 대구·경북 지역에서의 부정 평가도 같은 기간 24.1%에서 35.4%로 올랐고 자신의 정치 성향이 ‘보수’라고 답한 사람들의 경우 역시 14.7%에서 24%로 상승했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일관된 국정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이 데드크로스를 보이는데 인사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지지율에 유념하지 않았다”며 “(지지율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제가 하는 일은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이라며 “오로지 국민만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콘크리트’ 지지층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여소야대’ 국면에서 국민 반대 여론까지 마주하게 되는 이중전선을 맞이하게 될 위험이 크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수사 의뢰도 악재로 작용했고 민생과 경제를 당내 갈등으로 ‘패싱’하고 있다는 비판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선수가 아닌 감독”이라며 “대내외적 현실이 엄중한데 자유·민주 등 평평한 주제가 아니라 더 명확한 어젠다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3.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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