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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893일만의 외출’ 시진핑, 함께 사진찍은 홍콩의원 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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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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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홍콩 방문 기념사진을 함께 찍은 홍콩 인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확진자는 사진을 찍을 때 시 주석에게서 불과 2m 옆에 있었다.

시 주석이 밀접접촉자가 된 셈이지만 일반인처럼 철저하게 격리 대상이 될지는 미지수다. 중국 일반인이라면 기념사진을 찍은 모든 사람이 밀접접촉자가 돼 7일 이상 격리하거나 아니면 확진자와 800㎡ 공간 안에서 10분 이상 동시에 머문 시공동반자(時空伴隨者)로 분류돼 3일 이상 격리해야 한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티븐 호 홍콩 입법회(국회) 의원은 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에 들어갔다. 호 의원은 지난달 30일 홍콩을 방문한 시 주석과 단체사진을 찍었다. 호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6월 30일 받은 검사는 음성으로 나왔으나 7월 1일 검사 결과는 불확실한 것으로 나왔다”면서 “바이러스양(量)이 낮아 전염 위험성은 낮지만 대중 안전을 위해 1일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으로 893일 동안 중국 본토에만 머물던 시 주석은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처음 본토를 벗어났다가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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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의원 확진으로 시 주석 방문을 앞두고 홍콩이 취한 엄격한 방역 정책 전반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SCMP는 지적했다. 홍콩 당국은 시 주석 방문 행사에 참석할 인사 약 3000명에 대해 지난달 23일부터 직장과 집만 오가는 ‘폐쇄 루프’에서 생활하도록 했고 29일부터는 호텔 격리를 하도록 했다. 이 기간 매일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진행했고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행사 직전에도 PCR 검사를 했다. 지난달 30일 음성 판정을 받은 호 의원이 이달 1일에는 양성 판정으로 바뀐 것이다.

한 홍콩 소식통은 SCMP에 “모두가 매일 검사를 받은 상황에서 만약 시 주석이 감염된다면 세상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며 “많은 참석자들이 이번 일을 두고 인재(人災)인지, 의전이 잘못된 것인지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와 베이징 등에서 철저히 시행된 ‘제로코로나 정책’이 시 주석에게도 적용될지 관심사다. 중국은 확진자가 발생하면 휴대전화 위치 추적 등을 통해 시공동반자를 모두 찾아내 개별 통보하고 최소 사흘간 격리를 지시한다. 이 때문에 생계에 지장을 받는 중국인들 불만이 높다. 일부 중국인은 외출할 때 휴대전화를 아예 집에 놓고 가거나 ‘비행모드’로 전환하는 등 정부 방침에 ‘저항’하기도 한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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