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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21명 회식에 186만원, 항의하니 ‘전산 착오’…식당 대표의 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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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식당 대표 “단체지정 오류에서 벌어진 실수”

조선일보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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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 삼겹살 등을 판매하는 서울 강남의 한 고깃집에서 회식비용을 두 배 가량 부풀려 받으려고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식당 측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의가 아닌 실수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해명했다.

지난 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한 고깃집은 절대 가지 말라는 글이 올라왔다.

삼정KPMG 직원인 글쓴이 A씨는 “21명이 회식을 했는데 186만원이 나왔다고 하더라”며 “이건 아니다 싶어 세부내역 요청했더니 고기를 74인분 주문했다고 나와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거 저희가 먹은 거 절대 아니라고 강하게 얘기하니까 다른 테이블 품목까지 전산착오로 끌려온 거 같다면서 재결제를 해주셨는데, 93만7000원이 실제 금액이었다”고 했다.

A씨는 “회사비용으로 회식하는 팀들이 많다 보니 대놓고 덤터기 씌우려는 것 같아서 너무 불쾌했다”며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전산착오라면서 재계산 해주는 게 너무 어이도 없고 화가 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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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삼정KPMG 직원은 서울 강남의 한 고깃집에서 21명이 회식 후 186만원을 결제했다고 밝혔다. 상세 내역 확인 후 실제 결제한 금액은 93만7000원이라고 했다. /블라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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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그 증거로 186만2000원이 반품 처리된 영수증과 93만7000원을 다시 결제한 영수증 사진을 올렸다. A씨가 쓴 글은 삼정KPMG 직원만 볼 수 있는 게시판에 올라왔으나 2일 다른 직원이 블라인드 이용자가 모두 볼 수 있는 게시판에 옮기면서 논란이 됐다. 해당 글은 조회 수가 높은 ‘베스트 글’에 올랐고, 이 글을 캡처한 사진이 다수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했다.

해당 식당 대표 B씨는 4일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어렵게 쌓아온 신뢰가 이번 일로 다 무너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B씨에 따르면 회식 예약이 많은 식당 특성상 결제시스템에서 단체 테이블을 그룹으로 묶어 관리한다. 37~42번 테이블을 사용하는 모임은 1번 그룹, 55~58번 테이블을 사용하는 모임은 2번 그룹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한 그룹으로 묶여있다면 먼저 와서 결제하는 사람이 모든 금액을 내게 된다.

B씨는 “삼정회계법인 외에 다른 회사 회식 자리까지 하나의 그룹으로 잘못 지정되어 결제가 합산됐다”며 “이를 저희 직원들이 청구서 출력 전까지 발견하지 못했던 건 변명의 여지 없는 저희의 큰 잘못”이라고 했다.

B씨는 이러한 상황을 A씨에게 설명했으며 A씨도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A씨가 올렸던 후기와 블라인드 글 등은 현재 모두 삭제된 상태다. 또 이러한 내용을 담은 사과문을 업체 홈페이지에 공지할 예정이다.

B씨는 “이번 사건은 저희 매장 운영 시스템 전반에 대해 고객분들의 우려와 불신을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음부터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죽도록 개선하고 향상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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