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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3300m 알프스 빙하 무너졌다…‘10도’ 역대 최고기온 하루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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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돌로미티 최고봉 마르몰라다 빙하 붕괴

최소 6명 사망, 15명 실종…최근 폭염 영향 분석


한겨레

마르몰라다 봉우리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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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지역 돌로미티 산맥에서 거대한 빙하가 무너져내려 등반객 최소 6명이 사망했다. 최근 이탈리아를 강타한 폭염이 이 사고의 원인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3일(현지 시각) <에이피>(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긴급구조 당국은 돌로미티 산맥의 최고봉 마르몰라다에서 큰 빙하 덩어리가 떨어져 등반객 6명이 숨졌고 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실종자는 현재 15명이며 사상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당국은 밝혔다. 국립 알프스·동굴 구조대는 빙하 지대로 여행을 갔다 돌아오지 못한 경우 신고할 연락처를 트위터에 게재했다. 월터 밀란 구조대 대변인은 <에이피>에 “몇 명이 실종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구조대원들은 주차장에서 번호판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사망자의 나이와 국적은 즉시 확인할 수 없으며, 병원에 입원한 생존자 중 2명은 중태라고 전했다. 구조대는 부상자들이 트렌토 등 인근 지역의 여러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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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돌로미티 산맥에서 촬영된 유네스코 세계유산 표지판.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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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몰라다 봉우리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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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밤 마르몰라다 봉우리에서 수색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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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는 빙하가 급한 경사를 내려올 때 갈라진 틈과 틈이 교차해 생기는 얼음 덩이인 ‘세락’이 무너져 발생한 것으로, 눈과 얼음, 돌 등이 동시에 쏟아져 내리며 여러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탈리아 지역 언론은 “빠르게 움직이는 눈사태가 굉음과 함께 일어나 멀리서도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라고 보도했다. 현장에는 얼음덩이가 계속 떨어지고 약한 비가 내리고 있어 헬리콥터와 개를 동원한 추가 수색 작업은 중단된 상태다. 구조대원들은 더 많은 빙하가 추가로 붕괴될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이탈리아 검찰은 다른 자연재난과 마찬가지로 눈사태와 관련된 또다른 문제점이 있는지 수사에 착수했다.

높이 3300m 마르몰라다 봉우리는 이탈리아 알프스 동부 지역 18개 봉우리 중 가장 높으며 ‘돌로미티의 여왕’이라 불린다. 겨울에는 스키를 즐길 수 있고 한 여름에도 만년설을 볼 수 있어 연중 등반객들이 몰린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 지역 빙하가 빠르게 녹아 내리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탈리아 국립 극지과학연구소 연구소(CNR) 전문가들은 이 지역 빙하가 이미 많이 사라졌고 25~30년 후엔 빙하가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달 말 이후 이탈리아를 강타한 폭염이 거대한 빙하가 떨어져 나가게 한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분석되고 있다. 이번 참사는 마르몰라다 정상부의 기온이 역대 최고치인 섭씨 10도를 기록한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인근 트렌토주의 마우리치오 푸가티 주지사는 “요즘 기온은 빙하의 부분적인 붕괴에 분명히 영향을 미쳤다”고 이탈리아 현지 방송에 출연해 말했다.

또한, 유엔 전문가들은 남유럽과 중동, 북아프리카가 공유하는 지중해 분지가 폭염과 물 부족 등을 겪는 기후변화 핵심지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에이피>는 전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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