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에너지 최대 위기, 극복할 방안은? [더 나은 세계, SDGs] (236)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풍력발전 단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전력공사가 지난 1일부터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 단가를 ㎾h(킬로와트시)당 5.0원으로 올려 기존 분기당 최대 ±3원/㎾h이었던 변동 폭을 넘어서는 인상률을 발표했다.

한전은 지난해 9월에도 약 8년 만에 인상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기요금의 기준 연료비는 지난 4월 ㎾h당 4.9원 인상된 데 이어 오는 10월에도 4.9원 더 오를 예정이다.

2020년 에너지 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부가세와 전력 기반금을 제외한 4인 가구의 월평균 사용량은 307㎾h인데, 이를 고려하면 이달 인상으로 가구당 한달 전기요금이 약 1535원이 늘어나게 됐다.

이번 인상에도 전력은 여전히 공급가보다 수입 가격이 더 높은 상황이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전력 도매단가(SMP)는 1㎾h당 200원을 돌파했고, 5월에는 140.34원으로 떨어졌으나 여전히 지난해 동기(79.1원)와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정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국제유가를 비롯한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가 급등하자 고심 끝에 연료비 조정 단가를 통한 전기요금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가격의 상승 원인은 비단 이번 전쟁 탓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지난 몇년간 전통 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가 크게 감소한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적인 ‘그린에너지’ 대전환 기조에 맞춰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개발에 대한 투자가 급감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포럼(IEF)에 따르면 석유와 가스에 대한 개발 투자비용은 지난해 3410억달러(한화 약 442조6180억 원)로,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4년 7000억달러(한화 약 908조6000억원)에 비하면 절반 넘게 줄어든 수치다.

문제는 앞으로 수년간 이런 에너지 위기와 가격 변동이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석유·가스·전기위기가 동시 발생했고 에너지 시장은 ‘퍼펙트 스톰’에 처했으며, 이 상황은 장기화할 것”이라고 언론을 통해 경고한 바 있다.

무엇보다 각국 서민의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폭염 발생 비율이 점점 빈번해지는 가운데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일본에선 지난달 들어 사흘 연속 ‘전력 수급 주의보’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 5월 미국 전력 당국도 이상 기온과 가뭄으로 올여름 심각한 부족에 시달릴 수 있으며, 정전과 단전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었다.

또한 유럽 등에서는 이번 여름 거대한 열돔(heat dome) 현상이 생길 것으로 예측되며, 수천만명이 찜통더위에 시달릴 거라는 기상 예보가 연일 나오고 있다.

에너지 위기는 당분간 전 세계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하겠지만, 현재 각국에서 진행하는 탄소 중립과 기후 대응, 그리고 그린에너지 전환 정책은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

2018년 발간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의 ‘특별 보고서 지구 온난화 1.5도’(Special Report on Global Warming of 1.5℃)는 2030~52년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불과 3년 후인 2021년 8월9일 발표된 보고서에서는 1.5도 높아지는 시간이 2021년~40년이 될 것이라며 10년 안팎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했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온도가 1.5도 상승하면 극한·고온 등 이상 기후의 발생 가능성이 8.6배 높아지고, 해수면 상승으로 태평양의 섬 국가가 100년 내 물에 잠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기후 대응과 탄소 중립이 늦어질수록 에너지 위기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가속화될 것이고, 그 비용 또한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러한 사실을 알기에 지난 5월 유럽연합(EU)은 오는 2027년까지 러시아산 화석연료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추고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 에너지 안보 계획인 ‘리파워(RE Power) EU’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의 전환에 5년 동안 2100억유로(한화 285조원)를 투입해 2025년까지 태양광 발전 용량을 2배 늘리고, 신축 건물에는 태양광 패널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안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00%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사용을 뜻하는 ‘RE100’ 참여를 선언하는 업체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상 풍력과 같은 신에너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에 2020년까지 30GW(기가와트) 수준에 머물렀던 전 세계 해상 풍력 설치 용량은 2030년 228GW, 2050년에는 1000GW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누적 2조750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3500조원의 투자가 이뤄지는 셈이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11개주와 해상 풍력발전을 위한 업무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지난 10여년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세계 최대의 시장을 형성한 영국처럼 청정에너지 전환을 대대적으로 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 또한 이러한 그린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원자력발전이 그린에너지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수출 산업화와 기술 개발 등에도 큰 관심을 둬야 하고, 차세대 원전 기술과 산업 경쟁력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태양광·풍력 등 신에너지, 재생에너지와의 연계를 촉진해 ‘신재생에너지 생태계’를 확산해 나가야 한다.

이처럼 장기적인 에너지 전환 사업에 정부 차원의 투자와 규제 완화를 통해 ‘오는 2027년 국가 에너지 효율 25%를 개선한다’는 목표를 꼭 이뤄내야 한다.

에너지 위기는 한국가 차원이 아닌 국제적인 문제이며, 더 나아가 지구환경과 다음 세대의 미래가 걸린 우리 세대의 가장 중요한 의제이다. 그렇기에 이번 정부가 다양한 국정과제 중에서도 에너지 전환과 위기 극복에 더욱 적극 나서주길 기대해본다.

세계일보

강수아 UN SDGs 협회 책임연구원 unsdgs.suah@gmail.com

*이 기고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기구인 UN SDGs 협회와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