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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한상혁 위원장, 국민감사까지…관계자 "이런 감사는 난생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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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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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노동조합이 오늘(4일) 오후 4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국민 감사를 청구할 예정입니다. KBS노동조합과 공영언론미래비전100년위원회, 자유언론국민연합 등 20여개 시민 사회 단체는 국민 감사 청구를 위한 500여명의 서명을 받아 놓았습니다. 국민감사 청구 요건은 청구인 300명 이상 서명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감사원 방통위 정기감사와 함께, 한상혁 위원장 본인에 대한 국민 감사까지 청구되면서 방통위를 둘러싼 '흔들기' 논란이 거세질 전망입니다.

KBS노동조합 등이 문제 삼는 사안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2019년과 2020년 각각 열린 지상파 방송 3사 사장단과 종합편성채널 방송 4사 대표단 간담회입니다. 한 위원장은 2019년 9월 지상파 3사 사장단과 정책간담회를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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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위원회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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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자리에서 한 위원장은 "미디어 비평 등 저널리즘 기능의 복원은 공정성 수호를 위한 지상파의 가치와 국민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공적 가치 복원 등을 위해 경영 혁신을 포함한 자구 노력에 최선을 다해 주기 바라며 정부도 제도적 정책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를 두고 KBS노동조합은 "'방송 똑바로 더 잘해라. 더 잘하면 광고 등 당근을 줄 수도 있다'는 뉘앙스"라며 "실제 이후 MBC와 KBS는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보수 언론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감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방송사 대표 간담회 두고 "방송법 위반"

KBS노동조합은 2020년 2월 종편 4사 대표와의 간담회 또한 문제 삼았습니다. KBS노동조합은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를 적시에 전달하고 가짜뉴스 대처를 요구했다"며 "특히 일부 종편은 재승인 절차가 예정돼 있던 시기를 고려하면 종편 길들이기를 하려 했단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입장은 다릅니다. 방통위 관계자는 2020년 간담회에 대해 "당시 간담회 회의록을 보면 오히려 종편 4사가 코로나19를 위한 대국민 방송을 잘하고 있다고 감사함을 표하는 자리였다"며 "한 번도 인사한 적이 없던 종편사 대표들과의 상견례를 겸한 자리였을 뿐 구체적인 사안을 요구하는 자리가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KBS노동조합은 감사원 국민감사 청구와 별도로 지난달 24일 한 위원장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습니다.

검찰 고발에 이어 국민감사 청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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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표지석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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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노동조합이 또 문제 삼은 건 한 위원장의 방통위가 KBS 지역방송 관리를 챙기지 않는 등 직무유기를 했다는 부분입니다. 2020년 방통위가 KBS2TV를 재허가해 주며 '지역국의 자체 제작프로그램 편성 비율을 재허가 신청서에 기재한 비율 이상으로 편성하라'고 권고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은 KBS에 대해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는 등 직무를 유기했다는 지적입니다. 또 이후 KBS가 지역국의 기능을 재조정해 뉴스 제작을 지역총국에만 한정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지역국 통폐합 행위인데 방통위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재허가 재승인 과정에서 붙는 '권고'의 경우, 말 그대로 이행을 '권고'하는 것으로서 법적인 의무가 없습니다. 권고와 달리 '조건'의 경우 이행을 하지 않으면 시정명령, 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받게 됩니다.

"소규모 조직에 감사관 3명이나…"

KBS노동조합의 국민감사 청구와 별도로 방통위에 대한 감사원의 정기감사 또한 현재 진행 중입니다. 정부 기관에 대한 정기감사는 통상 2~5년에 한 번씩 나오는데, 이를 보면 이번 방통위 정기감사는 이례적이지 않습니다. 감사원도 소위 전 정부 위원장 흔들기 등 정치적 고려가 전혀 없는 감사 업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규모나 절차 면에서 다소 생경한 게 사실입니다.

통상 방통위에 대한 정기감사는 4~5명의 감사원 관계자가 자료를 검토하는 '예비감사'를 진행한 뒤에 본 감사를 시작했습니다. 본 감사는 10여명 관계자가 방통위 청사 내 상설 감사장을 설치해 수행하는 수순을 거쳐 왔습니다.

이례적 감사에 "이런 감사는 난생 처음"

그런데 이번 정기감사는 예비감사 단계 없이 곧장 14명 내외의 관계자가 방통위에 상설 감사장을 설치하고 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요청한 자료를 검토하며,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담당 공무원을 상설 감사장으로 수시로 불러 질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정 사안의 경우 하루에만 3~5번 담당 공무원을 부르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한 방통위 관계자는 "통상 감사원 감사관 한 명이 한 정부 기관의 감사를 담당하는데, 이번에는 감사관이 3명이나 나왔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통위는 정원이 300명도 안 되고 예산도 2500억원 내외의 정말 작은 조직인데 감사 규모가 역대급"이라며 "이런 정기감사는 공무원 생활 중 처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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