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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러시아, 우크라 동부 리시찬스크 점령…젤렌스키 “탈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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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우크라이나에서 곡물을 싣고 뤼르키예(터키)에 도착해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지베크 졸리’ 화물선. 카라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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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교전 지역인 동부 루한스크주 리시찬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이 3일(현지시각) 병력을 철수시켰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는 루한스크주 전체가 자국의 완전한 통제 아래 들어갔다고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군 사령부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성명에서 자국 군인들이 리시찬스크에서 철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령부는 성명에서 “이 도시를 계속 방어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수비대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철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리시찬스크에서 군인들이 철수한 사실을 인정하고 서방이 지원한 무기 등을 동원해 점령당한 지역을 되찾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날 밤 대국민 연설에서 “지휘관들이 적군의 화력이 월등한 지역의 전선에서 군인들을 철수시킨다면 이런 조처는 리시찬스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단지 이것을 뜻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전술과 근대 무기 공급 확대에 힘입어 (점령당한 지역에) 다시 들어갈 것”이라며 리시찬스크 등 점령 지역 탈환을 다짐했다. 젤렌스크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 전선에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다며 미국이 제공한 다연장 로켓 발사기 등 장거리 공격 무기를 동원해 반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루한스크주가 ‘해방됐다’고 보고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3일 쇼이구 장관이 러시아군 총사령관인 푸틴 대통령에게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을 해방시켰다고 보고했다”며 러시아군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의 전사들이 이날 리시찬스크와 인근 지역 몇 곳을 완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지난 24시간 동안 해방시킨 면적은 182㎢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의 루한스크주 점령은 러시아로서는 ‘정치적 승리’를 의미한다고 <로이터>가 지적했다. 러시아군은 리시찬스크와 인근 도시 세베로도네츠크를 포위한 지 한달여 만에 중요한 전과를 올리게 됐다. 루한스크주와 인근 도네츠크주를 뜻하는 돈바스 지역 점령은 이번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군의 가장 중요한 목표다.

미국 ‘전쟁 연구소’(ISW)는 트위터 등에 공개된 사진들의 위치 정보를 보면 러시아 군인들이 리시찬스크시의 북부와 남서부 지역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2일부터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두 지역에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전쟁 연구소는 러시아군이 리시찬스크 주변 지역 점령을 며칠 안에 마무리하고 이 도시 서쪽인 도네츠크주 시베르스크에 주둔한 우크라이나군 공격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이날 도네츠크주 북부 지역에서 치열한 교전이 벌어졌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바딤 랴흐 슬로비얀스크 시장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군이 강력한 다연장 로켓 발사대를 이용해 도시를 폭격해 적어도 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랴흐 시장은 이번 공격이 최근 가장 강력한 공격이었다며 폭격으로 15군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도네츠크주 지역 정부 대변인은 현지 방송에 나와 슬로비얀스크 인근 도시 크라마토르스크도 이날 다연장 로켓 공격을 당했으며 이 공격으로 1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북부 하르키우주와 남동부 자포리자주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반격을 펼쳤다. 우크라니아 제2 도시 하르키우에서 동쪽으로 70㎞ 떨어진 러시아쪽 국경 도시 벨고로드에서 이날 강력한 폭발이 발생해 적어도 3명이 숨졌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집속탄을 탑재한 토치카 지대지 미사일(토치카-U)과 드론으로 벨고로드와 인근 쿠르스크의 주거지를 공격했다며 이 지역에는 군 시설이 없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남동부 자포리자주 멜리토폴의 러시아군 보급 기지에 30발의 로켓을 발사했다고 현지 정부 관계자들이 밝혔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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