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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10년 만에 130조원대 성장한 패션기업, 비결은 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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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중국발 패션플랫폼 쉬인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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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發)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에 대한 표절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최신 유행을 빠르게 반영해 싼값에 판매하는 ‘패스트패션’ 업계에서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며 불과 10여년 만에 기업가치 130조원을 달성했지만, 최근 3년간 50여건의 표절 시비에 휘말려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 시각) 쉬인이 상표권 침해 혹은 디자인 표절 사유로 여러 패션 기업에게 고소당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문제제기를 한 기업으로는 미국 랄프 로렌과 선글라스 브랜드 오클리 등이 있으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체 제작 상품을 판매하는 영세 업체도 다수 포함됐다.

미국 스트리트패션 브랜드인 스투시는 쉬인이 티셔츠에 자사 상표를 붙여 17.67달러(약 2만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법적 절차에 돌입했다. 또 쉬인은 세계적인 록그룹 ‘너바나’의 앨범 디자인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은 독립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허락 없이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시작된 쉬인은 2008년 설립된 이후 2012년 지금의 패션 사이트로 공식 출범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패스트패션 시스템을 지향하면서 업계 지각변동을 일으켰고 ‘가성비템’을 선보이며 MZ세대(1980년~2000년 초반 출생)의 절대적 지지를 받아왔다.

그 덕에 기업 가치는 10여년 만에 1000억 달러(약 130조원)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지난해 5월에는 아마존을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쇼핑 애플리케이션에 등극했다.

WSJ는 쉬인이 다량의 신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해 이같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표절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패스트패션 업계 특성상 표절 논란은 일상에 가깝고, 이 분야에서 왕좌를 지키는 스웨덴 브랜드 H&M 등도 표절로 피소당한 사례가 있지만 쉬인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만 쉬인 측은 이같은 논란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계약업체가 공급하는 상품을 판매하는 매개체 역할이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러면서 성명을 통해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은 우리의 사업 모델이 아니다”라며 “쉬인의 계약업체들은 이 같은 회사 정책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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