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영원한 ‘LG 33번’ 박용택, 팬들과 함께한 행복의 은퇴식[SS잠실in]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LG에서만 19년간 선수생활을 하다 2년전 은퇴한 박용택이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그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팬들과 함께 은퇴식에 참석해 선수생활을 공식적으로 마감했다. 잠실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포츠서울 | 잠실=김민규기자]프로야구 LG의 등번호 ‘33번’은 영원한 LG맨 박용택의 번호로 남게 됐다. 이로써 박용택은 김용수(41번)와 이병규(9번)에 이어 세 번째 영구결번의 주인공이 됐다.

LG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경기를 승리로 장식한 후 전설 박용택의 은퇴식과 영구결번 행사를 진행했다.

박용택은 지난 2020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은퇴식을 미뤄보다 약 2년 만인 이날 은퇴식을 가진 것. 더욱이 그는 KBO가 지난해 신설한 은퇴경기 특별엔트리 제도에 따라 이날 3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다만, 경기 시작과 함께 곧바로 김현수로 교체됐고, 박용택은 타석에 욕심을 냈지만 류지현 감독에게 단박에 거절당했다는 후문이다.

LG의 전설이 된 박용택은 2002년 신인으로 KBO리그에 데뷔 후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때까지 LG에서만 뛴 구단 프랜차이즈 스타다. 프로 통산 19시즌 동안 223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8, 3504안타, 213홈런, 1192타점, 1259득점, 313도루 등을 기록했다. 특히, ‘안타왕’이란 별칭답게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은퇴 2년만에 공식은퇴식을 갖게되는 박용택이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외야수로 출전한후 바로 교체되며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다. 잠실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용택은 이날 영구결번 행사 후 고별사를 통해 가족과 팬, 선후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첫 인사말에선 장난기 가득한 말로 시작하더니 아내를 향한 진심을 전하면서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그는 “은퇴한 지 1년 8개월이 지나서 아무 감흥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많이 떨린다”며 “지금 흘리는 건 눈물이 아니고 앞으로 흘릴 것도 눈물이 아니다. 오늘 최고 기온이 33도인데 더워서 흘리는 땀이다(웃음)”고 말해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곧바로 잠실을 가득 메운 2만3750명의 팬들은 박용택의 응원가를 부르며 함성을 질렀다. 팬들의 환호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담담하게 고별사를 이어갔다.

박용택은 “내 아버지도 운동선수였다. 누구보다 노력도 많이 하셨는데 운동이란 게 노력만큼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계셨다”며 “초등학생인 내게 ‘야구를 하는 것은 그때부터 너의 인생은 야구다. 그런 마음의 준비가 되면 아버지에게 말해라’고 하셨다. 그리고 1990년 야구에 첫발을 내딛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구에 첫발을 내딛은 순간부터 단 하루도 즐겁게 야구를 해본 적이 없다. 내 인생은 야구다. 그런데 야구를 즐겁게 해선 안 되더라. 하면 할수록 느꼈다”며 “다만 내가 아니라 팬 여러분이 즐거웠으면 됐다”고 말했고 팬들은 연신 “박용택”을 외치며 화답했다.

자신의 꿈이었던 영구결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내가 LG에 입단했을 때 야구장에 41번 김용수 선배님의 유니폼이 걸려있었다. 입단하고 그게 막연한 꿈이었다”며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이)병규형 정말 내 롤모델이자, 라이벌, 내 목표였다. 병규형이 은퇴할 때 영구결번 2호가 된 것을 보고 확실한 목표가 됐다. 지금 이 순간 내가 3호가 됐다”고 힘줘 말했다.

스포츠서울

LG에서만 19년간 선수생활을 하다 2년전 은퇴한 박용택이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그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팬들과 함께 은퇴식에 참석해 선수생활을 공식적으로 마감했다. 잠실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 무대에서 그는 롯데 팬들에게 ‘졸렬택’이 된 흑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을 전했다. 박용택은 2009시즌 당시 롯데 홍성흔과 타격왕 경쟁을 펼쳤는데 롯데와 치른 마지막 경기에 출장하지 않았다. 그날 홍성흔은 LG투수들로부터 고의사구만 얻었고 결국 최종타율 0.372를 기록한 박용택이 0.371을 기록한 홍성흔을 제치고 타격왕을 차지했다. 이로 인해 커리어 내내 졸렬하다는 꼬리표를 달고 살아야 했고 사과를 거듭했다. ‘졸렬택’이란 별명이 이때 나온 것이다.

박용택은 “이 자리에 롯데 팬이 있다고 했다. 오늘 우리 후배들이 내 별명을 달고 뛰었는데 정우영이 처음에 졸렬택을 선택했는데 팬들의 만류에 달지 않았다”며 “이 멋진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말하고 싶었다. 나는 그 순간 졸렬했을지 몰라도 진짜 졸렬하진 않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어 “팬보다 위대한 선수도, 팀도, 야구도 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면서 그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박용택은 진정한 후 “앞으로 밥 잘 얻어먹으려면 이말 멋있게 잘해야 한다. 힘든 시간, 어려운 시간동안 나와 달리 정말 묵묵히 어떠한 티도 내지 않고 옆에서 내조를 잘해준 아내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선수가 은퇴를 하면 팬들의 사랑을 확실히 느낀다. 여기 계신 모든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고별사를 마무리했다.
kmg@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