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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디지털도 만만찮네…적자 심화된 디지털보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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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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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올해 들어 디지털 보험사들의 재무구조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기보험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데다가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수익구조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지털 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은 1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24억원 대비 적자가 심화됐다. 지난해 연간 적자가 650억원에 달했는데 올해는 적자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생겼다.

다른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하나손해보험도 작년 1분기 16억원 이익에서 올해 1분기 54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고,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은 같은 기간 43억원 손실에서 45억원 손실로 적자가 늘었다.

디지털 보험사는 보험 상품을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파는 회사를 의미한다. 대부분 지점이나 보험설계사를 별도로 두지 않는다. 총 보험 계약건수 및 수입 보험료의 90% 이상이 온라인이나 전화, 우편 등 통신 수단을 통해 판매되는 통신판매 전문 보험사기도 하다.

한화손해보험과 SK텔레콤, 현대자동차 등이 합작해서 2019년 출범한 캐롯손보가 1호 디지털 보험사로 주목받았다. 뒤를 이어 2020년에 하나금융그룹이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하나손보로 이름을 바꿔 출범시켰다.

빅데이터와 핀테크 등 기술 발전,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 등이 디지털 보험사가 등장하는 계기가 됐다. 이들은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주요 고객으로 한다. MZ세대의 경우 설계사 중심의 대면 영업보다는 블로그나 온라인 카페, 유튜브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해 보험상품에 접근하는 비중이 크다.

비교적 젊은층인 MZ세대를 주요 고객으로 삼다보니 상품 구조가 장기 보장성 보험보다는 단기 보험에 치중돼 있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1년 마다 갱신해야 하는 자동차보험이나 여행자보험, 휴대전화파손보험 등 미니보험 등이 주력상품이다.

게다가 다른 보험사에 비해 늦게 출발할 만큼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 상대적으로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손실이 큰 캐롯손보는 배우 신민아를 광고모델로 쓰면서 TV광고 등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또 보험료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손익분기점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신생 디지털보험사가 추가되는 것도 부담이다. 카카오페이가 3분기 디지털 손해보험사업을 준비 중에 있고 신한금융이 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디지털보험사업을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손해보험협회에 정식 회원 가입하고 이달부터 영업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어 디지털 손해보험업권 내 경쟁이 격화할 전망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디지털 보험사들이 단기보험만으로는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 장기보험 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암보험과 같은 건강보험이나 질병보험, 종신보험 등 장기인보험 시장에도 손을 뻗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객을 많이 모아야 하는 보험업종의 특성상 디지털 보험사들도 진출 초기에는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도 "예상보다 적자가 오래 지속된다면 장기보험 시장이나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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