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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주말에도 1만명대 확진…"재유행시 20만명, 병상대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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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3일 오전 서울 중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이 반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에 이어 1만명대를 기록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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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주말에도 이틀 연속 1만명대를 기록하며 재유행 조짐을 보인다. 정부는 코로나19 재유행 시 하루 확진자 수가 최대 20만명까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며 의료체계 정비에 나섰다.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59명 늘어 누적 1838만9611명이 됐다고 밝혔다. 전날(1만715명)보다 656명 줄었으나 이틀 연속 1만명대를 기록했다. 대체로 주말에는 검사량이 줄어들면서 신규 확진자 수도 적어지는데, 코로나19 유행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주말효과가 사라졌다. 1주일 전인 지난달 26일(6238명)보다 3821명, 2주 전인 지난달 19일(6065명)보다는 3994명 많다. 신규 확진자 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3월 정점을 찍었고, 계속 감소해 지난달 10일 이후 네자릿수로 뚝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달 29일(1만455명) 다시 1만명대가 됐고, 이후 1만명 안팎의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입국자 격리면제와 국제선 항공편 증설 이후 입국자가 늘면서 해외유입 사례도 같이 늘고 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중에서는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가 191명으로 전날(173명)보다 18명 늘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지난 14주간 감소세를 이어오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번 주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면역을 회피하는 변이 검출률이 높아지고, 재감염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총리가 말하는 ‘면역을 회피하는 변이’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인 BA.5다. 최근 유럽에서도 코로나19가 재유행하고 있는데 BA.5가 그 주범으로 꼽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된 BA.5는 세계적으로 우세종이 된 BA.2(스텔스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 당국은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주 국내에서 255건의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검출됐다. 이는 전주(119건)의 2배가 넘는 수치다. 국내 감염 사례 중 BA.5의 검출률(137건)이 7.5%를 차지해 BA.2.3(51.1%), BA.2(32.7%)의 뒤를 이었다. 정재훈 가천대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국내에서도 BA.5가 확산하고 있고,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동량이 늘어나면서 전체 유행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폭염으로 에어컨을 가동한 채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진다는 점도 유행 확산을 부추기는 요인이 된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전문가들 예측으로는 (재유행 시) 15만~20만명 정도까지 (하루 신규 확진자가) 오를 수 있다”며 “병상을 마련하고 있고, 의료 체계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박 반장은 “15만명 내외 정도는 대응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혹시라도 15만명을 넘거나 20만명을 넘는 상황이 됐을 때는 기존 거점병원이라든지 코로나 전담병상 진료에 참여해줬던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대비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앞으로 지역별 병상 편차를 고려해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경북권, 경남권, 강원권, 제주권 등 7개의 권역은 병상 공동 활용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권역 내 대응이 어렵다면 중앙공동대응상황실을 통해 다른 권역으로 병상을 배정한다.

전문가들은 병상 대란을 우려한다. 정부는 오미크론 유행 때 3만개 이상의 병상을 확보했는데 최근 일반 의료 대응 체계로 전환하면서 병상을 줄여왔다. 현재 코로나19 병상은 중증병상 1486개를 포함해 총 6227개만 남은 상태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가지정병상 제외 상급종합병원이나 1000병상 이상의 병원들이 코로나19 병상 운영을 중단하거나 축소한 상태”라면서 “수술ㆍ시술이 필요하거나 고난도 진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재유행 초기부터 병상 배정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에서 코로나19 병상을 다 취소하라고 해서 하나도 남겨 놓지 못했다”면서 “그나마 일반 1인실 2개, 중환자실 1개는 비워서 응급실로 오는 코로나19 환자는 입원을 받고 있는데 계속 환자가 차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스더ㆍ어환희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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