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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집안 징그러운 벌레에 기겁"···도심 출몰한 '러브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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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고양 등 떼로 몰려다녀

장마 이어지며 개체 수 늘어

익충 알려졌지만 혐오감 줘

주민 불편에 지자체 긴급방역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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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닫은 채로 있었는데도 방안에 수십 마리의 벌레가 들어왔습니다. 징그러운 걸 잡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릅니다.”

3일 은평구를 포함한 서울 일부지역과 경기 고양시에 이른바 ‘러브버그’라는 벌레떼가 출몰해 주택 내부와 거주지 인근까지 날아들어 주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했다.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이 모(32) 씨는 “처음에는 일반적인 날파리인줄 알았는데 크기가 더 크고 짝짓기를 하고 있어 이상함을 느꼈다”며 “집 안에서 한 마리를 발견하고 둘러보니 방 안에만 10여 마리가 붙어 있어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정 모(28) 씨도 “아침에 집을 나섰는데 길가에 수천 마리의 벌레가 죽어 있었다”며 “자연재해라도 일어난 줄 알았다”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피해를 호소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처음 보는 벌레 수십 마리가 방충망에 붙어있어 너무 징그러웠다” “최근 비가 올 때 한 마리 씩 들어오더니 비가 그치자 대량 출몰했다. 어제 천장에 수십 마리 붙어 있는 것 보고 기겁했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러브버그’는 1cm 내외의 파리과 곤충으로 정식 명칭은 ‘플리시아 니악티카’다. 날아다닐 때는 물론 온종일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버그라는 이름이 붙었다. 러브버그는 독성을 가지지 않은 익충으로, 진드기 박멸이나 환경정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다른 곤충처럼 알→애벌레→번데기→성충의 과정으로 성장하는 러그버그는 3~4일 동안 짝짓기를 한 뒤 수컷은 떨어져 죽고, 암컷은 산속 등 습한 지역에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한다. 건조한 날씨에 취약한 러브버그는 자연적으로 많은 개체가 죽는 게 일반적이지만 러브버그 번식기인 최근 수도권에 장마가 이어지며 개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추측된다.

벌레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함이 커지자 지자체는 긴급방역을 시행하고 있다. 은평구청 관계자는 “해당 벌레는 진드기 박멸, 환경정화 등 익충으로 알려져 있으나 주민에게 혐오감, 미관상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며 "보건소에서는 자체 방역과 함게 각 동 새마을 자율방역단을 동원해 긴급 방역을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이건율 기자 yu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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