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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선긋고 당대표 나선 박지현…‘지선 패배 책임론’과 ‘출마자격 논란’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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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권호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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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26)이 “민주당을 다시 국민을 위한 정당, 청년 목소리를 듣는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위원장의 가세로 97세대(70년대생·90년대 학번)에 이어 2030세대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에 맞서는 구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생겼지만, 당장 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박 전 위원장의 ‘출마 자격’을 문제삼는 등 논란이 벌어졌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밤 MBC 방송에 출연해 “당대표 출마를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참패 직후인 지난달 2일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하고 한달 만에 정치 전면에 재등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대표 선거는 이재명 의원과 97세대(70년대생·90년대 학번) 의원들, 1996년생 박 전 위원장의 경쟁 구도로 펼쳐질 가능성이 생겼다.

박 전 위원장은 출마 이유로 당 쇄신과 민생정치를 내세웠다. 당 쇄신은 지난 지방선거 막판에 주장한 ‘당내 비리 무관용 원칙’ ‘폭력적 팬덤정치 타파’ 등 ‘5대 혁신안’ 실행에 방점을 찍었다. 박 전 위원장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잇따라 올린 글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는 죽어가는 서민과 청년들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민생투쟁이 돼야 한다”며 빈부격차 축소, 최저임금 인상, 일과 삶의 균형 등을 민생 의제로 강조해왔다.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된다면 당내 계파 갈등이 보다 심해질 것”이라며 “여러 가지 수사 문제가 얽혀있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정치보복하려는 모습을 보일 수 있고, 우리 당은 그걸 방어하기 급급해하며 정말 해야할 민생은 실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강하게 반발해온 이른바 ‘방탄 출마론’을 꺼내든 것이다. 지난 1월 이 의원에게 영입된 박 전 위원장이 이 의원과 선을 긋고 자기정치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위원장의 출마는 그간 민주당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극단적 팬덤정치 문화와 성범죄 비위 문제 등을 타파하는 당 쇄신의 신호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판도 만만치않다. 비대위원장 시절 대선 패배 책임을 들어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반대한 사실을 거론하며 “일관성 없다”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상민 의원은 SNS에 “책임이 있어 물러서겠다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나서겠다니 언제부터 우리 민주당이 이렇게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짓을 감히 하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위원장은 “저도 물론 책임이 있다”며 “제가 당대표가 돼 쇄신안을 이뤄내는 것이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당장 당대표 후보 출마 자격을 공식 인정받아야 한다.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지난 2월 입당한 박 전 위원장은 당대표 선거 출마 자격이 없다. 지난달 30일까지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위원장 출마 자격에 대해) 비대위에서 논의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당대표 등 당직 선거에 출마 가능한 당원 자격의 예외를 인정한 전례가 없어 박 전 위원장 출마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이재명계는 박 전 위원장 출마를 “특혜”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 의원 최측근인 김남국 의원은 SNS에 “박 전 위원장에게만 예외를 인정해주는 건 명백히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일”이라며 “본인만 옳다는 식으로 무조건 우기고 안받아주면 ‘민주당 반성을 안한다’ ‘혁신과 쇄신을 거부한다’는 프레임을 짜서 민주당을 공격해 자기는 언론에 띄우는 정치는 당장 그만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은 SNS에 “당규에 나오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에 따라 (출마 자격 문제를) 처리하면 된다”며 “실제 이 규정에 따라 지방선거 때 김동연 후보도 비대위와 당무위 의결을 거쳐 경기지사 경선에 참여했다”고 반박했다.

박 전 위원장이 출마 자격을 인정받더라도 전망은 밝지 않다. ‘어대명’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자칫 예비경선 탈락(컷오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행 당규상 컷오프 투표엔 국회의원 등 중앙위원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당내 세력이 약한 박 전 위원장에게 불리하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컷오프 투표에 권리당원과 일반국민을 참여시키는 룰 개정을 검토하고 있지만, 열성 권리당원들은 이 의원을 지지하며 박 전 위원장을 비판하고 있어 유리하지만은 않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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