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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NOW] 헬릭스미스가 기다리는 'IDMC'… 대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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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중간 채점 '독립적 모니터링 위원회'

임상 지속·디자인 수정·중단 등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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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이번 주 화요일부터 바이오 업계에서 크게 회자된 소식이 있습니다.바로 헬릭스미스의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VM202)'의 임상 3-2상에 대한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의 중간평가 수령이 미뤄졌다는 소식이 알려진 건데요. 기자간담회에서 김선영 대표가 지연의 이유로 '추가자료 제출'을 이야기하면서 한때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김 대표가 이를 데이터를 살피다보면 자연스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생기고, 이에 대한 자료가 요청됐을 뿐이라고 추가적으로 설명하면서 낙폭이 다시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IDMC는 미국에 있는 단체이지만 이번 헬릭스미스 외에도 최근 한미약품의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LAPSTriple Agonist)', 삼천당제약의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SDC411'의 임상과 관련해서도 임상 진행 권고를 내놓으면서 국내에서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IDMC는 대체 무엇이고, 임상과 관련해서 어떠한 권고들을 내놓는 것일까요?

최대 10년 걸리는 임상… 중간에 채점할 수 있다면?
우선 IDMC의 이름에 하는 역할 등이 모두 들어있습니다. 풀 네임은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tee)'입니다. 독립적으로 임상과 관련한 데이터를 중간 모니터링하는 위원회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임상 중간에 모니터링이 필요할까요? 이는 임상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모되기 때문입니다.

약물을 세포나 동물을 대상으로 투여해 개발하는 단계인 비임상 또는 전임상 단계를 넘어 인체 투여로 넘어가게 되면 그때부터 임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동시에 상당히 복잡해집니다. 환자 모집이 필요하고, 또 실제 제품화 직전 단계인 임상 3상까지 오면 추후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3000~4000명 수준의 대규모 임상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막대한 비용이 들 수밖에 없고, 임상 후 어떠한 부작용 등이 나타나는지도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임상에 따라서는 3상에만 10여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약을 개발하는 회사의 입장이고, 환자 입장에서도 아직 완전히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약물을 투약받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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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릭스미스의 '엔젠시스(VM202)' 임상 3-2상과 관련한 IDMC의 중간 권고 개요/ 사진=이춘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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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임상이 진행되는 도중에 임상의 성패를 예측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만약 실패 가능성이 높다면 추가로 들 수 있는 비용·시간 소모를 없애는 한편 환자의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임상의 디자인을 조금 조정해 성공 확률을 높일 수도 있겠죠. IDMC의 중간 권고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렇지만 이 같은 예측은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임상은 이중 눈가림(맹검)으로 이뤄집니다. 실제 임상 약품을 투여하는 실험군과, 식염수나 비타민 등 위약이나 대조약을 투여하는 비교군으로 나눠서 임상이 이뤄지는 경우에는 '플라시보 효과(위약이지만 환자가 실제 약을 투여받았다고 믿어 약효가 나타나는 현상)'를 막기 위해 환자에게 어떤 약을 투여하는지 비밀로 하는 '눈가림 시험'이 이뤄집니다. 또 의사가 실제 약품을 투여한 환자에게 더 신경을 쓰는 등, 임상을 관리하는 의사 역시 어떤 약을 환자가 투여받았는지 이미 알고 있다면 이로 인해 임상 결과에 왜곡이 나타날 수 있어 이들 역시 어떤 약이 진짜 약인지 모르는 '이중 눈가림'이 이뤄집니다. 그렇기에 이로 인한 눈가림 결과는 약품 개발사 등도 모두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IDMC는 이러한 눈가림 정보에 접근할 수가 있습니다. 데이터에 씌워져 있는 가림막을 거둬내고 어느 환자가 어느 약을 투약받아 어떠한 약효과 나타났는지를 알 수 있는 셈이죠. 그렇기 때문에 IDMC는 '독립적'으로 이해 관계가 어느 쪽에도 없는 이들로 구성됩니다.

IDMC가 권하는 세 가지 갈림길… 지속·수정·중단
IDMC는 수집한 데이터를 기초로 보통 '임상 지속', '임상 디자인 수정', '임상 중단' 세 종류의 권고를 내립니다. 엔젠시스 3-2상을 기준으로 보면, 현재 엔젠시스 3-2상은 152명 규모를 기준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IDMC의 권고는 '152명 임상 지속', '환자 규모 조정(최대 250명)', '임상 중단' 세 가지 중 하나로 내려질 전망입니다.

IDMC에서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해 계산해 낸 '통계 조건부 검정력(conditional power)'이 기준이 됩니다. 검정력이 80% 이상 나올 경우 현 규모로 임상이 이어지고, 39.6% 이상~80% 미만이 나올 경우 IDMC에서 필요한 임상 환자 수를 재산정해 통보하게 됩니다. 39.6% 미만이 나올 경우에는 IDMC에서 임상 중단이 권고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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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미약품의 '랩스트리플 아고니스트'는 이 같은 IDMC 권고를 지난해 10월에 이어 지난 5월에 두 번 연속 '임상 지속' 권고를 받았고, 삼천당제약의 'SCD411' 역시 임상 지속 권고를 받은 바 있습니다. 때로는 임상 약물이 탁월하다며 IDMC에서 임상 조기 종료를 권고하기도 합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폐암 치료제 '타그리소'는 2020년 글로벌 임상 3상에서 IDMC가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다며 '조기 맹검 해제'를 권고받기도 했습니다.

반면 IDMC가 임상 중단을 권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19년 신라젠의 유럽 파트너사로 펙사벡을 간암 치료제로 개발하던 트랜스진은 IDMC로부터 임상 중단 권고를 받았다며 임상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IDMC의 중간 권고는 어디까지나 '권고'이기도 합니다. 이는 중간 데이터만을 토대로 검토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IDMC가 임상 지속을 권고했더라도 최종 데이터는 결국 설정된 목표(평가지표)에 미달될 수도 있고, 중간 데이터 집계 이후에 급작스레 심각한 부작용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또 반대로 임상 중단을 권고했더라도 이미 투약이 이뤄진 임상 참여자들에 대한 분석과 사후 관리는 이뤄지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의외의 성공적 결과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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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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