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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美 '나토 포위망'에 中 '브릭스+동남아' 맞대응…본격화한 ‘新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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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정상으로선 처음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오른쪽부터)윤석열 대통령,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나토 정상회의 개최 기념 촬영에 나선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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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인 AP4(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신(新)냉전 구도가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자유·민주주의·인권 등 가치 기반의 반중(反中) 포위망을 구성하려는 행보를 가속화했고, 이에 맞서 중국은 브릭스(BRICS, 중국·러시아·브라질·인도·남아공 등 신흥 경제 5개국)와 동남아 등에 러브콜을 보내며 나토 견제 스크럼을 짜고 있다.



美 ‘나토+아태’에 中 '브릭스+동남아’ 맞대응



나토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외연을 확대하고 전략적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외연 확대는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가 그 대상이다. 나토가 발표한 새로운 전략개념엔 중국을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s)’으로 명시하고 “인도‧태평양 파트너와의 대화 협력 강화”를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국가와 나토 간 협력을 바탕으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구상을 공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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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3일부터 동남아 5개국을 연쇄 방문한다. [신화통신=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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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이에 대응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3일부터 미얀마·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5개국을 연쇄 방문한다. 동남아 방문 일정 직후엔 베트남·캄보디아와 양자협력 지도위원회 회의 및 정부 간 조정위원회 회의를 각각 주재한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동남아 국가들을 포섭함으로써 미국 주도의 반중 연대에 맞서기 위한 전열을 가다듬는 외교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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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윗줄 가운데) 국가주석은 지난 23일 화상으로 개최된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나토 정상회의를 겨냥해 "우리는 냉전적 사고와 집단 대결을 지양한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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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에 브릭스 정상회의로 나토 정상회의에 맞불을 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4일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우리는 냉전적 사고와 집단 대결을 지양한다”고 나토를 견제했다. ‘냉전적 사고’는 중국이 나토를 비판할 때마다 사용해 온 표현으로, 사실상 나토의 외연 확대와 반중 기조를 저격하는 외교적 수사다.

지난달 브릭스 정상회의엔 5개 회원국 이외에 13개국이 참석했다. 이란·아르헨티나·캄보디아·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 등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에 따르면 이들 국가 중 이란과 아르헨티나의 경우 브릭스 가입을 신청한 상태다. 미국 등 서방의 움직임에 맞서 중·러가 브릭스를 중심으로 한 반대 세력을 규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같은 신냉전 구도 속 한국은 기존의 전략적 모호성을 탈피해 ‘전략적 명확성’을 분명히 하며 미국 측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 상태다. 안보와 경제 모두를 감안하면 결국 자유·인권 등 가치를 명분 삼아 미국과 교집합을 늘리는 게 불가피하다는 전략적 판단이었지만, 미·중 대립구도가 강화될수록 한국이 느끼는 외교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싱하이밍 "중국 입장 지지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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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중수교 30주년 경제포럼에서 나토에 대해 "냉전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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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달 30일 ‘'한중수교 30주년, 그리고 한중관계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에서 “한국은 중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웃으로 중국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인 이익 관점에서 바람직한 한·미, 한·중 관계를 가져가길 바란다”고 했는데, 한국이 미국에 편승할 경우 중국으로부터 얻는 이익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도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이와 관련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일 채널A 인터뷰를 통해 “중국은 자유주의 무역의 최대 혜택을 본 국가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새롭게 형성되는) 국제 질서에 동참해 가는 것이 중국에게도 오히려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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