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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침체' 예보만 가득한 뉴욕증시…이번 주는 '일자리·연준 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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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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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빠른 속도로 경제 침체 우려에 휘말려들고 있는 가운데 뉴욕 증시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번 주 발표될 일자리 지표를 향하고 있다. 이번 주 후반부 미국 고용지수와 실업률 발표를 즈음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도 일자리 시장을 비롯해 기준 금리 인상과 관련한 경제 상황에 대해 공개 발언에 나설 계획이다. 월가가 침체 우려를 이유로 뉴욕 증시 대표 주가지수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 발표될 미국 구매 관리자 지수(PMI)와 원유 재고 수치도 시장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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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인 1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증시 대표 주가 지수는 하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주가 지수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 종합 주가 지수는 한 주간 각각 2.43%, 4.57% 떨어졌다. 직전 주간 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가 각각 4.97%, 5.02% 올라섰던 점에 비하면 반등세를 상당 부분 반납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뉴욕 증시는 5일 부터 거래를 이어간다. 4일은 미국 독립기념일을 기념해 휴장한다.

오는 6일에는 미국 모기지은행협회가 '미국 30년 모기지론(미국판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발표한다. 연준이 기준 금리를 대폭 인상하면서 시중 금리인 모기지론 금리가 6%를 넘나드는 수준으로 뛰었고 이에 따라 미국 내 집 값 하락 위기감이 불거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같은 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공개 연설에 나선다. 또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5월 구인·이직(JOLTs) 보고서'를 발표한다. 앞서 4월 JOLTs 보고서에 따르면 채용 공고는 1140만 개였는데 전문가들은 5월에는 전달보다 줄어든 1105만개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은 지난 달 14~15일 열린 연준 FOMC 6월 회의록도 공개된다. 오는 26~27일 열리는 7월 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위원들의 경제 진단과 입장을 엿볼 수 있다.

이어 7일에는 미국 ADP가 '6월 비농업부문 고용변화'를 발표하고, 같은 날 노동부가 주간 신규 실업 수당 청구 건수를 공개한다. ADP 보고서는 통상 미국 노동부의 월간 일자리 보고서가 나오기 1~2일 전에 발간되기 때문에 일종의 예고편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이전보다 고용이 늘고 실업 수당 청구 건수는 줄었을 것으로 본다. 또 이날은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주간 원유 재고를 발표한다. 원유 재고 감소폭이 예상보다 크면 유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일자리·에너지 지표가 발표된 7일에는 연준 내 '매파'로 손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연설에 나선다.

이어 8일에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연설에 나선다. ECB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침체에도 불구하고 물가 급등세를 잡기 위해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한편 이날 미국 노동부가 6월 일자리 보고서를 발표한다.

최근 경제 지표가 부진한 탓에 뉴욕증시 낙폭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달 말 시티그룹은 S&P 500 지수 올해 전망치(평균)를 기존 4700에서 4200으로 하향 조정 했다. 연준의 긴축 정책 강도와 기업 실적 부진이 변수다. 시티그룹 측은 분석 메모를 통해 "물가 급등세가 여전히 이어지는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가 증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내년에는 기업들의 어닝 쇼크가능성이 더 큰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어닝 쇼크란 기업 실적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 평균치를 한참 밑도는 상황을 말한다.

한편 워싱턴DC 정가에서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을 보여온 당국 마저 입장을 바꾸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처럼 침체 가능성을 낮게 봐왔던 미국 의회조사국(CRS)이 이번에는 침체 경고음을 냈다. 3일 CRS는 '미국 경제는 연착륙·경착륙·스태그플레이션중 어디를 향해 가는가' 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물가 압력을 상당 부분 신속히 없애려면 실업률 상승이 따르기 때문에 연착륙은 드물다"면서 "1950년대 이후 모든 경기 후퇴 경향을 분석한 결과 지금처럼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올렸던 경우 연착륙보다 경착륙이 더 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CRS는 "경착륙이 일어난 다면 이는 '더블딥 경기후퇴'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블딥이란 경제가 뒷걸음질 한 후 회복세에 접어들다가 또 다시 후퇴하는 현상을 말한다. 더블딥은 드물게 일어난다. 직전 사례는 40년 전인 1980년대 초 2차 석유파동 시기였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달 22일 연방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물가를 잡기 위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에 대해 "그럴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 경제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기준으로 볼 때 올해 1분기(1~3월)에 연율 환산 기준 -1.6%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6분기 연속 이어진 플러스 성장이 끝난 셈이다. 2분기 들어서도 소비자 물가 지표가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면서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에 나섰지만 소비자 신뢰지수가 최악을 기록해 경제 침체 가능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자이언트 스텝이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번에 75bp(1베이시스포인트=0.01%포인트) 올리는 고강도 긴축 정책을 말한다.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5bp인상을 단행한 결과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1.50~1.75%다. 다만 FOMC 이후 미국 민간 경제조사기관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6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98.7를 기록해 16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5월(103.2)보다 크게 하락 수준이며 100을 밑돌았다는 점에서 침체 불안감을 키웠다. 소비자신뢰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웃돌면 긍정적, 밑돌면 부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70%를 책임지고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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