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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서 여자 다리 40분 훔쳐본 성범죄 전과 2범… ‘건조물 침입’ 아니라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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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건조물 침입죄로 기소

대법원,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건물관리자의 평온상태가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

세계일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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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테이블 밑으로 고개를 숙여 맞은편 여성들의 다리를 약 40분간 훔쳐본 남성의 행위를 건조물 침입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최근 주거(건조물)침입죄에 대한 대법원의 판례 변경에 따른 결과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공연음란·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의 상고심에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을 깨고 건조물침입 혐의는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고 3일 밝혔다.

2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2월 대전 서구의 한 상점에서 물건을 고르는 여성에게 다가가 바지와 속옷을 내리고 음란행위를 했다. 이어 10분 뒤에는 주변 PC방에 들어가 여성 2명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고, 테이블 밑으로 고개를 숙여 여성들의 다리를 약 40분간 훔쳐봤다.

검찰은 A씨의 상점에서의 음란행위는 공연음란죄로, PC방에서의 행위는 건조물 침입죄로 기소했다.

1·2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3년도 명령했다. 1심은 “A씨가 2017년 공연음란죄로 벌금 200만원, 같은해 또 공중밀집장소추행죄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차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건조물 침입죄는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씨는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PC방에 통상적인 출입방법으로 들어갔고, 건물관리자의 사실상 평온상태가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는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주거(건조물)침입죄 판단 기준을 새롭게 제시함에 따른 것이다.

지난 3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영업장소에 영업주의 승낙을 받아 통상적인 출입방법으로 들어갔다면 건조물침입죄의 ‘침입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범죄 등을 목적으로 영업장소에 출입하였거나 영업주가 행위자의 실제 출입 목적을 알았더라면 출입을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출입 당시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방법으로 영업장소에 들어갔다고 평가할 수 없어 침입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이를 통해 1997년 초원복집 사건에서 확립된 주거침입죄 판례를 25년 만에 변경했다. 25년전 대법원은 영업주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의사에 반해 들어간 것이라면 주거침입죄가 성립된다고 판단했었다.

지난해 9월에도 대법원은 남편 몰래 내연녀의 집에 들어간 불륜남에게 무죄를 확정하며 주거침입죄 판례를 변경했다. 당시 전원합의체는 “주거침입죄의 ‘침입’은 거주자가 주거에서 누리는 사실상의 평온상태를 해치는 행위로 주거에 들어가는 것으로, 침입 여부는 출입 당시 객관적·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를 기준으로 판단함이 원칙”이라며 “단순히 주거에 들어간 행위 자체가 거주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주관적 사정만으로 바로 침입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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