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3 (화)

한은 "美 성장세 크게 둔화"…시장선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 기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은, 해외경제포커스

"소비도 투자도 부진 우려…장기 기대인플레도 3% 넘어"

"기대인플레 꺾으려면 강도높은 통화긴축 불가피"

연준 "경기 경착륙·2024년부터 금리 인하"

시장 "경기 침체·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미국 경제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경기 연착륙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2024년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하지만 시장에선 경기침체가 불가피하고 내년 상반기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준과 시장이 바라보는 경기, 통화정책에서 생각 차이가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은은 3일 ‘해외 경제포커스’에서 “미국 경제는 5월 이후 경제활동이 빠르게 주춤해지면서 성장세도 크게 둔화될 전망”이라며 “에너지 가격의 추가 상승, 공급망 제약 장기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확산과 이에 대응한 긴축기조 강화 등 성장 하방리스크가 우세하고 전망의 불확실성도 매우 크다”고 밝혔다.

특히 긴축기조가 강화된 3월 이후 경기침체 발생 우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48개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1년내 침체 발생 확률을 조사한 결과 3월 20%에서 6월 28일 33%로 올라섰다. 6월, 7월 정책금리가 0.75%포인트 연속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침체 우려는 더 커질 수 있다. 투자은행들의 올해 미국 성장률 평균치는 2.6%이지만 내년엔 1.9%로 내려앉아 분기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밑으로 꺼진다.

고용 호조, 가계의 초과 저축 등에 소비 여력이 있지만 고물가, 고금리 등이 실질 소비 여력을 떨어뜨리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기업 투자는 국내총생산(GDP) 구성 항목 중 가장 견조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기업 수익 감소, 금리 상승, 주가 부진으로 자본 조달 비용이 오르면서 투자 유인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고용은 성장세 둔화에도 타이트한 상황이 지속돼 임금 상승 압력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긴축 강도가 세질 경우 고용 시장에도 충격이 예상된다.

물가는 하반기에도 연준 목표를 큰 폭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나 기저효과, 수요 감소 등으로 연말로 갈수록 상승률이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 중국의 코로나 정책 불확실성 등 공급 충격 지속 여부와 임금 상승세 확대 가능성 등 인플레 경로에 불확실성이 내재돼 있다는 평가다. 특히 기대인플레이션 안착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시간대와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실시한 일반인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고 비교적 안정적이던 장기 기대인플레도 최근 다소 상승했다. 6월 미시간대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3.1%로 5월(3.0%)보다 상승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고인플레 장기간 지속으로 기대인플레가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되는 등 물가불안 심리가 확산될 경우 이를 차단하기 위한 강도 높은 통화긴축 정책 등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고용 및 성장에도 큰 파급효과를 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가속화되자 시장과 연준이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하루짜리 단기 금리(오버나잇 인덱스 스와프·OIS)에 반영된 연말 정책금리는 3.509%로 연준 금리 점도표 3.375%보다 높은 상황이다. 또 연준은 내년중 금리 상단에 도달한 후 유지되다가 2024년께 인하될 것으로 예측하나 시장에선 내년 상반기 중 인하를 예상한다.

이러한 견해 차이는 경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 데서 비롯한다. 한은은 “시장은 최근 소매판매 부진 등 경기 둔화가 가속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으나 연준은 상품에서 서비스로 소비 전환이 이뤄지고 있을 뿐 광범위한 침체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에 침체가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연준은 여전히 잠재성장률 수준의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