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바나나, 파파야, 애플망고... 안동에서 키웁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자전거로 떠나는 안동 문화 여행 12] 와룡면 열대과일 농장과 진성이씨 주촌 종택

안동시 와룡면 이하리는 농촌이지만 안동 도심과 차로 불과 15분 거리다. 낮은 산과 논밭이 많은 전형적인 시골 마을로 얼마 전부터 전원주택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이 마을에 가면 '바나나'가 익어가고, '파파야', '애플망고' 등 열대작물을 구경하고 맛볼 수 있는 이색농장이 있다.

[이하리] 열대과일 농장
오마이뉴스

안동서 생산 중인 바나나 ▲ 국산 바나나로 연중 생산이 가능하다 ⓒ 이호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10년, 체대 나온 농장주가 헬스클럽을 때려치우고 고향 이하리에 들어와 노지에 바나나 묘목을 심었다. 주변에서 "돌았나?" 소리를 들으면서 지금의 '파파야 농장'을 일궈냈다. 이 농장은 현재 3300㎡, 천 평 규모로 온실하우스 3동과 열대작물 교육장, 노지 재배지 등을 갖추고 있다.
오마이뉴스

농장주 황순곤 씨 ▲ 안동 파파야 농장 대표 , 체육 대학을 나온 농부로 유명하다. ⓒ 이호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농장주 황순곤(59)가 처음 열대작물을 접한 것은 호기심 때문이다. 도심 아파트에서 취미로 과일 씨앗을 심고, 상추, 고추, 귤 등을 심다가 우연히 파파야를 먹은 뒤 이를 심었는데 의외로 잘 자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 그의 인생이 달라졌다고 한다. 아파트 안에서 크게 자란 파파야를 보면서 파파야도 아파트용 관상수가 될 수 있겠다는 데 착안, 고향인 와룡 본가로 과감히 귀농했다.
오마이뉴스

온실 재배 중인 파파야 ▲ 파파야, 관상수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 이호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첫해 고추 파종할 때 파파야와 바나나를 심었는데 안동의 여름 기온이 30도 이상을 오르면서 열대작물인 파파야, 바나나가 잘 자랐다. 이색 농사로 인정받으면서 오늘의 대규모 농장을 만들었다. 이상기후로 농촌마다 작물 재배가 힘들다고 할 때 그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다.

현재 온실 하우스에는 바나나와 파파야는 물론 애플망고, 용과, 카사바까지 많은 열대작물이 자라고 있다. 마치 동남아 어느 나라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지금도 주렁주렁 달린 국산 바나나는 수입 바나나와 맛이 조금 다르다. 육질이 쫀득쫀득하고 당도가 높다. 국산이란 인식 때문인지 신기하고 더 맛있고 안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오마이뉴스

안동서 생산된 열대 과일 ▲ 파파야, 바나나, 애플망고, 오렌지 등 다양하다. ⓒ 이호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동남아 이주여성들은 이곳에 오면 마치 고향에 온 것처럼 좋아한다고 한다. 어릴 때 보던 열대식물을 여기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농장주 황순곤씨는 관상수로 재배한 바나나, 파파야 등을 펜션이나 카페, 관공서, 사무실 등에 분양하고 있다. 또 열매를 팔아 짭짤한 수입을 얻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교육으로 인해 무척 바빴다고 한다. 안동, 경북지역에서 처음으로 열대작물을 재배하고 성공하면서 그의 농장에는 매주 '선진지 견학'이나 재배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고, 출장 강의 등으로 시간을 쪼개 써야할 정도였다고. 코로나 이후 조금 줄었지만 지금도 출장 강의와 재배 기술 교육 등은 여전하다. 특히 학생들의 '이색농장' 견학 장소로도 유명하다.

[주하리] 진성이씨 주촌 종택
오마이뉴스

진성이씨 주촌종택 ▲ 안동시 와룡면 진성이씨 대종가이다. ⓒ 이호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하리 옆 마을인 주하리에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꼭 주목해야 할 종택이 있다. 바로 1940년 '훈민정음해례본'이 발견된 진성이씨 주촌 종택이다. '훈민정음해례본'은 한글의 제자원리가 어떻게 구성됐는가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우리 문화재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국어학자들은 훈민정음이 창제된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제자원리 등 그 구성은 어떻게 됐는지를 알지 못하고 있었다.

간송 전형필은 당시 책값으로 1만 원(기와집 10채 값)을 주고 수고비로 1천 원을 더 얹어줬다는 일화가 있다. 이 '훈민정음해례본'이 지금 국보 제70호로 지정된 '훈민정음 간송본'이다('훈민정음 간송본' 원소장처를 두고 진성이씨가 아니라, 진성이씨 후손이 처가인 광산김씨의 서가에서 '훈민정음해례본'을 유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지금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주촌 종택은 진성이씨 대종택으로 송안군(宋安君) 이자수(李子脩)가 지었다고 전해온다. 그는 고려 공민왕 때 홍건적의 난에 공적을 세워 안사공신에 책록돼 송안군으로 책봉됐다.
오마이뉴스

진성이씨 주촌종택 사랑채 ▲ 사랑채와 안채, 사랑채에는 '고송류수각'(古松流水閣) 현판이 걸려있다. ⓒ 이호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학산 기슭에 남향집으로 지어진 종택은 본채와 정침, 별당 경류정, 사당, 사랑채로 구성돼 있다. 사랑채에는 '고송류수각'(古松流水閣) 현판이 걸려 있다. 이 고택은 조선시대 이 지역 사대부가의 면모를 골고루 갖추고 있는 전형적인 종택 건물로 당호인 경류정(慶流亭)은 퇴계 이황이 지었다고 한다. 국가 민속문화재 제291호이다.
오마이뉴스

주촌종택 뚝향나무 ▲ 천연기념물 제314호 ⓒ 이호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주촌 종택 마당에 자리한 뚝향나무도 이색적인 볼거리이다. 해설판을 보면 조선 세종 때인 1430년쯤 선산 부사 이정이 평안도 정주 판관으로 있을 때 가져와 심었다고 한다. 높이 3.3m, 가지의 길이는 동쪽으로 5.8m, 서쪽으로 6.3m, 남쪽으로 5.5m, 북쪽으로 5.7m이다. 곧게 자라지 않고 옆으로 퍼지면서 자란다. 천연기념물 제314호로 지정돼 있다.

이곳 주촌 종택을 찾아 고택의 아름다운 정취와 함께 우리글 '훈민정음해례본' 책자가 여기 어디에 있었다는 사실을 되새겨보자.

파파야 농장은 안동역에서 자전거로 12km, 1시간 7분 거리이고 진성이씨 주촌 종택은 파파야 농장에서 다시 2.7km, 13분거리다.

파파야농장 : 안동시 와룡면 서주길 356 (와룡면 이상리).
진성이씨 주촌 종택 : 안동시 와룡면 태리금산로 254-5(주하리 632).


이호영 기자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자전거로 떠나는 안동 문화 여행은 계속됩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누구나 기자 [시민기자 가입하기]
▶세상을 바꾸는 힘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