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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尹정부 첫 대규모 집회…"청와대 놔두고 왜 여기서" 주민들 불편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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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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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2일 오후 열린 '7.2전국노동자대회'에서 서울광장을 출발해 대통령집무실이 있는 삼각지역 인근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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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일 서울 도심에서 민영화 저지와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7·2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했다. 이날 오후 숭례문-삼각지에 이르는 서울 도심 교통이 마비되면서 시민불편이 이어진 가운데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경찰이 선제 조치했다면 촛불집회 때나 2016년 민중총궐기 때처럼 교통혼잡을 미리 예방할 수 있었다"고 했다.


민주노총 "경찰이 과잉충성으로 집회 통제하려고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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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2일 오후 열린 '7.2전국노동자대회'에서 서울광장을 출발해 대통령집무실이 있는 삼각지역 인근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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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2일 오후 5시 45분쯤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11번 출구 인근 삼각지파출소 앞에서 행진을 멈췄다. 앞서 이날 오후 4시30분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6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한 가운데 본 집회를 마치고 행진을 시작한 지 1시간 10여분 만이었다. 경찰은 돌발상황에 대비해 삼각지역 11번 출구 앞에 대통령실을 등지고 다수 경력을 배치하고 펜스를 설치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이 이날 행진을 마친 삼각지파출소 앞은 윤석열 대통령이 근무하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불과 100여 미터(m) 떨어진 곳이다. 당초 경찰이 '대통령 집무실 100m 이내 집회 금지'를 고수하면서 민주노총은 100m를 살짝 벗어난 삼각지파출소 앞으로 도착지를 수정했다.

행진을 마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삼각지파출소 앞에서 '도심 집회로 시민들이 교통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오늘 행진도 (경찰이) 경로상에 한차로만 남겨주다 보니 그 차선은 굉장히 밀리고 반대편 차로는 텅텅 비어버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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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2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에서 노동권 확대, 민영화 저지 등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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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중앙차로 기준으로 한 쪽은 행진을 보장하고 반대편은 두 차선은 상행, 두 차선은 하행하는 식으로 교행하게 해도 충분한데 그렇게 하지 않고 집회를 통제하려는 의도만 가지고 있는 게 굉장히 안타깝다"며 "경찰 수뇌부들이 이런 판단을 했고 과도한 정권의 충성, 잘 보이기 위한 것들이 작동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양 위원장은 "경찰이 집회 공간을 보장하고 차량 진행을 우회시키면 교통 체증이 발생하지 않는다"며"(2016년) 민중총궐기 때나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 같은 경우 교통 체증이 발생하지 않았던 건 (경찰이) 충분히 우회로를 확보하고 차량 통행을 안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경찰이 그러지 않은 건 시민 불만의 화살을 민주노총에 향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는 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주말 서울 도심 곳곳 교통통제…삼각지 주민 "청와대 놔두고 왜 여기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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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2일 오후 서울광장과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7.2전국노동자대회'에서 임금·노동시간 후퇴 저지, 비정규직 철폐, 물가 안정 대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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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민주노총이 이날 오후 1시쯤 서울시청 일대에서 시작한 집회로 도심 곳곳에서 교통이 통제됐다. 집회 장소인 세종대로의 교통통제를 위해 경찰은 세종대로 숭례문부터 파이낸스빌딩 구간 8차선 도로 중 7개 차로를 막았다. 총 1.4㎞가 넘는 이 구간을 거치는 모든 시내버스가 우회하면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 외에도 을지로입구-서울시청, 무교로 개풍로터리-무교사거리, 서소문로 시청방향 등의 교통도 통제했다. 이날 오후 3시에 대한문 앞에서 시작한 본집회에 앞서 오후 1시쯤부터 민주노총 산하 6개 산별노조가 사전집회를 연 탓이다. 공공운수노조는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건설노조는 세종대로 숭례문 앞, 민주일반노조는 을지로입구역 인근, 전국공무원노조는 한국은행 앞, 전국택배연대노조는 서울시청 동편에서 사전집회를 마치고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모였다.

이날 오후 3시쯤 시작한 본 집회에서 민주노총은 △임금·노동시간 후퇴 중단 △비정규직 철폐 △차별 없는 노동권 쟁취 △민영화 저지 등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달 29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하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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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2일 오후 서울광장과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7.2전국노동자대회'에서 대통령집무실이 있는 삼각지역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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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3시 30분쯤 대한문 앞 무대에 오른 양경수 위원장은 "IMF라고 금융위기라고 코로나19(COVID-19) 위기라고 우리에게 허리띠 졸라 매라 강요했다"며 "임대료는 2~3배 뛰고 가맹수수료는 재벌의 최대 이익을 보장하는데 460원 오른 최저임금이 고통의 원인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의 발언에 이어 하원오 전국농민회 총연맹 의장, 강규혁 전국서비스연맹 위원장,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등이 발언했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내년 최저임금이 5% 인상됐다. 부총리(추경호 경제부총리) 말 대로라면 올 하반기 물가가 6%씩 오른다는데 따져보면 내년 최저임금은 삭감된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지도부의 발언이 끝난 이날 오후 4시쯤 주최 측은 6만여명이 대한문-서울광장 인근에 집결한 것으로 추산했다.


세종대로(숭례문)→삼각지파출소 행진…대통령실서 100m 조금 넘는 곳

민주노총은 본집회를 마친 오후 4시 30분쯤부터 숭례문, 대한문, 서울광장에서 순차적으로 대통령실을 향한 행진을 시작했다. 세 곳에서 출발한 노조원들은 서울역 광장에서 합류해 서울역 교차로→숙대입구 사거리→남영사거리→삼각지파출소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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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삼각지파출소 앞에 펜스를 설치했다. /사진=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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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40분쯤 행진 행렬의 선두가 순차적으로 삼각지파출소 앞에 도착하면서 해산을 시작하자 인근 지하철 남영역, 삼각지역은 귀가하려는 노조원들로 붐볐다. 행진을 마친 민주노총은 자체 해산했다.

민주노총 시위대가 삼가지파출소 앞에 순차적으로 도착하면서 주변 교통이 혼잡해지자 삼각지에 거주하는 A씨(78)는 "청와대 놔두고 왜 이리로 와서 귀찮게 하냐"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앞서 전날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 이정희)는 대통령실 주변 행진을 금지한 서울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 민주노총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행진 인원을 3만명으로 제한할 것 △ 오후 4시~6시30분 대통령실 주변 3개차로를 이용해 최대한 신속히 통과할 것 △6시 30분이후에는 즉시 해산할 것 등을 조건으로 행진을 허용했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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