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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용산으로 간 노동자 3만명 “부자에겐 세금을, 노동자에겐 노동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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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로 등 서울 도심 6만1천여명 모여

경남 거제에서도 3000여명 집회

“최저임금 인상하고 비정규직 철폐하라”

노동자 3만여명 용산 대통령실 향해 행진


한겨레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과 세종대로 등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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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2일 세종대로와 을지로 등 서울 도심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는 ‘7·2 전국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노동자 3만여명은 용산 대통령실 인근 삼각지 파출소까지 행진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건설노조, 서비스연맹노조 등은 이날 오후 1시께부터 세종대로∙을지로∙청계로 일대에 모여 사전대회를 열었다. 오후 3시부터 시작된 본 대회에서 노동자들은 “노동자는 죽어난다, 노동개악 저지하라”고 외치며 물가폭등 민생대책 마련, 사회 공공성 강화, 국가책임 강화,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했다. 본 대회 무대에 오른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IMF라고, 금융위기라고, 코로나 위기라고 우리에겐 허리띠를 졸라매라 강요했다.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은 임금이 30%나 깎였고,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은 배달 오토바이 위에서 목숨을 건다”며 “임대료는 두배 세배 뛰고, 가맹수수료는 재벌의 최대 이익을 보장하는데 460원 오른 최저임금이 고통의 원인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 위원장은 “오늘 우리는 윤석열 정부에 엄중히 경고한다.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공공성을, 노동자에게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서울뿐 아니라 경남 거제에서도 영남권 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지난달 24일부터 화물창 바닥에 가로·세로·높이 1m의 철 구조물을 안에서 용접해 자신을 스스로 가둔 채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회장은 영상을 통해 연대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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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3시께 서울광장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7·2 전국 노동자대회’.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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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4시께 한낮 기온이 34도까지 오르는 등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도로 위에 앉은 노동자들은 햇빛을 가리기 위해 모자와 양산, 수건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얼음물을 마시며 집회에 참가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집회에 6만1천여명의 노동자가 참가했다고 밝혔다. 전국에선 6만4천여명이 노동자대회에 참가했다. 이 가운데 3만여명은 오후 4시30분께부터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용산 삼각지역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숭례문과 대한문, 서울광장에서 각각 나눠서 출발한 노동자들은 서울역에서 만나 오후 5시20분께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 삼각지 파출소까지 3개차로를 이용해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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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과 세종대로 등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한 뒤 서울역을 지나 삼각지역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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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전국노동자대회가 2일 오후 서울광장 앞 세종대로에서 열려 본대회 시작 전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의 발언이 영상으로 상영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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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달 22일 민주노총은 ‘7·2 전국 노동자대회’를 2일 오후 4시부터 저녁 7시까지 서울광장 일대에서 연 뒤, 용산 대통령실 앞을 행진하겠다는 내용의 집회 신고를 했다. 이에 경찰은 ‘집무실 주변 100m 이내’ 집회 금지 방침을 고수하며 해당 행진을 금지한다고 통보했고, 민주노총은 100m를 살짝 벗어난 삼각지파출소까지 행진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지난 1일 서울행정법원은 민주노총이 대통령실 주변 행진을 금지한 서울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 사건에서 “경찰의 금지로 행진의 기회를 상실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며 집회 참가자 3만명의 행진을 허용했다. 다만 “전면 허용할 경우 교통소통에 장애를 발생시킬 수 있다”며 오후 4시~저녁 6시30분 대통령실 주변 3개 차로를 이용해 최대한 신속하게 통과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집회 참가자들은 저녁 6시30분에 해산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집회와 행진이 열리는 구간 주변으로 안내 간판을 설치하고 5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도심 교통을 통제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서울 도심에 120개 부대 8000여명의 경력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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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과 세종대로 등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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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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