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단독] “블랙박스 달면 보증수리 거부”…황당한 포르쉐코리아 서비스에 소비자 집단행동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차량 배터리 방전 잇따라, 포르쉐코리아는 “블랙박스 탓”

대체수단으로 블랙박스 보조배터리 장착하니 시거잭 결함으로 방전

배터리 교환 300만원, 포르쉐 차주들 “고객들 호구로 봐” 비판 성명

세계일보

배터리 방전으로 견인되는 포르쉐 ‘카이엔’. 카이엔 동호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포르쉐코리아에서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서비스 정책에 대한 불만을 지적하며 집단행동을 보일 조짐이다.

차량 구매 시 제공한 ‘비공식 서비스’로 보증 수리를 거부하더니 이번엔 잇따른 방전 원인으로 블랙박스를 지목하면서 또다시 수리를 거부해 차주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피해 차주들은 “블랙박스를 장착한 뒤 방전되는 차량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포르쉐코리아 서비스센터는 블랙박스 시공을 문제 삼지만, 같은 곳에서 시공한 특정 차량에서만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세계일보와 만난 다수의 차주와 포르쉐 카이엔 동호회 ‘더 카이엔클럽’ 회원과 운영자에 따르면 배터리 방전 문제는 지난 겨울쯤부터 최근까지 카이엔과 ‘타이칸’, 카이엔 하이브리드 쿠페 등 다양한 모델에서 발생하고 있다.

배터리 방전되면 차량에 탑재된 전자 장비를 쓸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시동이 걸리지 않아 운행할 수 없다.

이들 피해 소비자는 발생 시기에 차이가 있지만, 신차 출고 후 3~6개월쯤부터 방전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보증 수리를 받으려고 하면 포르쉐코리아 측은 방전의 원인을 블랙박스로 돌리면서 보증 수리를 거부하고 있다는 게 이들 차주의 전언이다.

몇몇 피해 차주는 울며 겨자 먹기로 보조 배터리를 장착했는데, 이마저 ‘시가잭에서 전원이 차단되지 않는 결함’이 발생, 방전이 잇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

포르쉐 ‘카이엔’의 시가잭에 전원이 들어와 있다. 포르쉐 카이엔 동호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포르쉐 차량의 공식 매뉴얼을 보면 시가잭은 시동 후 약 30분쯤 지나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된다.

그러나 서비스센터에서 ‘펌웨어’(차량 내 각종 시스템을 구동하는 프로그램)를 업그레이드한 일부 차종에서 시가잭 전원이 차단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해 보조 및 차량에 설치된 메인 배터리까지 방전됐다는 게 피해 차주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이런 문제로 서비스센터에 입고하면 포르쉐코리아 측에서 보증 수리를 거부하면서 배터리 교환으로 300만원을 청구한다고 전했다.

포르쉐에 탑재된 배터리는 일반 제품과 달라 ‘점프’(배터리가 방전된 차량에 다른 차량의 배터리나 새 배터리를 연결하는 방법으로 일시적으로 시동을 걸어주는 과정)를 하면 칩세트가 타 사용할 수 없어 교체해야 한다.

세계일보

포르쉐 ‘카이엔’의 계기판에 배터리 방전을 알리는 문구가 표시돼 있다. 포르쉐 카이엔 동호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피해 차주들은 “(이 같은 문제로) 공식 매뉴얼 내용을 언급하면서 보증 수리를 요구하면 블랙박스를 모두 철거하고 서비스센터에 오라고 황당한 말을 늘어놓는다”고 입을 모아 분통을 터뜨렸다.

몇몇 서비스센터는 장착된 보조 배터리 탈거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떤 서비스센터는 “블랙박스 전원을 ‘상시’로 하면 보증에서 제외한다”고도 했다는 게 피해 차주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서비스센터마다 다른 정책도 문제지만, 일부 판매 직원이 알려준 업체에서 시공을 받은 차량 중 일부에서만 방전 문제가 발생해 보증 수리에서 제외되는 상황에 피해 차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들은 “(블랙박스나 보조 배터리) 시공의 문제가 아닌 배터리 자체 불량”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최근 인도되는 차량은 ‘AGM 배터리’를 장착하고 나온다”며 “문제가 불거지자 다른 배터리를 사용하는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기존 리튬이온 대신 장착된 AGM 배터리는 기존 제품보다 가격이 더 저렴하지만 수명이 길고 겨울철에도 쉽게 시동이 걸리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피해 차주들인 동호회원은 “1억원이 넘는 고가의 차량 판매에는 열을 올리지만, 서비스는 기대 이하”라며 “차를 팔고 난 뒤에는 보증을 무기로 고객의 뒤통수를 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블랙박스를 모두 제거하고 수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그 어떤 차에도 설치할 수 있는 블랙박스가 문제라는 어처구니없는 말로 할 말을 잃게 한다”고도 비판했다.

한편 포르쉐코리아의 이 같은 서비스 정책에 문제를 느낀 카이엔 동호회원들은 배터리 방전 외에도 지금까지 발생한 다양한 문제의 개선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만들어 사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