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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드러나는 거짓말, 위태로운 수지…"사기" 알지만 빠져드는 '안나' [Oh!쎈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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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남의 인생을 훔쳐 살았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현주(정은채 분)의 학력을 훔쳐 지위와 명성을 얻고 결혼까지 하며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안나(배수지 분)의 앞에 위기가 닥쳤다. 이력서에 현주의 학력을 베껴 썼던 순간부터 예견된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안나를 지켜보는 우리는 가슴을 졸이며 그를 응원하게 된다.

1일 오후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ANNA' 3, 4회가 공개됐다. 지난회에서 안나(유미)는 자신이 일하던 '마레 갤러리'에서 훔쳤던 현주의 신분증과 학력증명서 등을 이용해 미술 학원에 이력서를 냈다. 미술학원 강사로 일을하다 평생교육원에서 강의를 하고, 나아가 '가짜 안나'로서 교수라는 지위와 명성까지 얻게 된 안나는 유망한 벤처기업의 대표 지훈(김준한 분)과 결혼에 골인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다.

모든 것을 다 가진 것만 같았던 시간도 얼마 가지 않았다. 안나는 펜트하우스 엘리베이터에서 '진짜 안나' 현주와 마주쳤고, 가장 들키고 싶지 않았던 인물인 현주에게 학력을 훔쳤다는 사실이 들통나고 말았다. 안나가 자신의 학력을 훔쳐 '진짜 안나' 행세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현주는 "사정이 있었다", "의도적인건 아니었다"는 안나에게 "의도가 없다고 괜찮으면 법은 왜 있겠어요? 이거 사기잖아. 어떡할까?"라고 추궁했다.

이에 안나는 현주의 앞에 무릎 꿇으며 "그만할게요.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라고 호소했지만, 아버지 사망 후 '마레 갤러리'가 망할 처지에 놓였을뿐 아니라 갤러리를 담보로 한 억대 빚까지 떠안은 현주는 "남의 인생을 훔쳐 살았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안 그래?"라며 "다음 달까지 30억"이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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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사기잖아"라는 현주의 대사는 안나가 해온 모든 행위의 본질을 꿰뚫는 말이다. 안나는 엄연히 남의 학력을 훔쳐 자신의 과거를 위조했고, 지훈을 속여 사기결혼까지 하기에 이른다. "대가를 치러야지"라는 현주의 말처럼 안나의 행동들은 사회적으로 쉽게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설정만 본다면 '권선징악' 엔딩을 맞고 시청자에게 '사이다'를 선사하는 악역에 가까울 정도.

그럼에도 겉잡을수 없이 커지는 판과 얼기설기 꼬여만 가는 상황 탓에 심리적으로 한계까지 치닫는 안나의 위태로운 모습, 그리고 그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연출과 수지의 연기력은 이 모든 것을 알고 있음에도 어째선지 거짓말이 들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안나를 응원하게 만든다.

현주의 등장으로 불안에 휩싸였던 안나는 폭력적이고 권력에 눈이 먼 남편으로 인해 점점 지쳐만 갔고, 꾹꾹 눌러담아왔던 안나의 감정은 위태롭게 휘청이다 끝내 엄한 방향으로 터지고 말았다. 그는 "내일 저희 애가 갑자기 수술을 하는데 내일하고 모레만 일을 좀 쉬었으면 한다"는 도우미에 "다들 나한테 왜이러지?", "왜 이렇게 자기 생각만 해요?", "왜 나를 나쁜사람으로 만들어요?", "내가 왜 그딴것까지 신경써야해요?"라며 언성을 높였다.

과거 안나가 '마레 갤러리'에서 일할 당시 휴가를 요청하자 "왜 나를 나쁜 사람으로 만드냐"며 윽박지르던 이 작가, 그의 앞에서 모멸감에 눈물 흘리던 안나의 모습과 교차되는 순간이었다. 이 시점에 등장한 '조유미'라는 새 수행비서의 존재도 눈에 띄었다. 안나는 자신과 똑같은 이름을 가진 조비서에게 동질감을 느낀다. 쉴틈없이 바쁘게 뛰어다니는 조비서를 보며 과거의 자신을 떠올린 안나는 "힘들지 않아요?"라고 먼저 말을 걸기도 했다. 도우미에게 소리를 치는 순간에도 자신을 부르러 온 조비서의 존재를 깨닫고 크게 동요했고, 금세 이성을 되찾아 급히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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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는 위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가짜 대학생' 신분으로 교제하다 거짓말이 들통나 헤어졌던 전 남자친구 재호(허형규 분)가 안나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지원(박예영 분)에게 "이유미 걔 네 후배 아니야. 걔가 무슨 재주로 뉴욕대, 예일대를 나와서 교수까지 됐는진 모르겠는데 나 만날땐 가짜 대학생이었어. 삼수생이었다고"라고 폭로한 것. 이후 안나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 지원은 안나의 과거를 알아내기 위해 직접 조사에 나섰다.

이처럼 최악을 향해 내달리는 상황에서도 지훈은 "정치는 안했으면 좋겠다"는 안나의 바람과는 달리 출마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죄책감과 불안으로 점철된 안나의 목을 더욱 옥죄었다. 압박에 시달리다 못해 현주를 차로 치려는 충동에 휩싸일 정도로 벼랑 끝에 내몰린 안나가 어떤 선택을 할지, 과연 그 끝은 '파멸'일지, 최종화가 더욱 기다려진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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