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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비싸진 티켓, 그럼에도 '천만 영화' 탄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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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시네마·메가박스, CGV 이어 가격 인상
"티켓값 비싸지만 몰입도 좋아"
한국일보

영화관 티켓값 인상이 이어지는 중이다. CG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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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티켓값 인상이 이어지는 중이다. 그럼에도 집에서 작품을 볼 때보다 몰입도가 훨씬 높고 최신 영화를 볼 수 있기에 극장가를 찾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복 소비 심리도 힘을 실었다.

CGV는 지난 4월 영화 관람료를 올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세 번째 인상이었다. 이에 CGV에서는 성인 기준 일반 상영관 관람료가 1천 원 올라 주중 1만 4천 원, 주말 1만 5천 원에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각각 다음 달 1일, 4일부터 영화 관람료를 1천 원 인상한다. CGV와 마찬가지로 2D 일반 영화 성인 기준 관람료는 주중 1만 4천 원, 주말 1만 5천 원이 된다.

CGV 측은 코로나19의 유행 속에서 누적된 적자로 경영 위기가 가중됐다고 설명하며 "제작 및 투자·배급 등 영화산업 생태계 전체가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메가박스 측은 적자 운영으로 인한 경영 상황 악화와 물류비, 극장 임차료, 관리비 등의 고정 비용 증가 등을 주된 인상 이유로 꼽았다. 롯데시네마 또한 코로나19의 유행 속에서 맞닥뜨린 경영 위기, 인건비 증가 등을 배경으로 내세웠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상승한 영화관 티켓값에 대해 아쉬움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에 대한 의견들이 올라왔다. "(영화를) 볼 수 있는 플랫폼도 늘어나서 굳이 영화관에 안 가게 되는데 가격까지 또 인상하니까 가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진다"는 게시물에는 이에 동의하는 해당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커뮤니티들에는 "말도 안 되게 비싼 거 아니냐" "언제 이렇게 오른 거냐" 등의 글이 게재됐다.

그러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 속에서도 극장을 찾는 이들은 많은 상황이다. 마동석과 손석구의 화끈한 액션을 볼 수 있는 영화 '범죄도시2'는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26일 누적 관객 수 1,200만 명을 돌파했다. 팬데믹 이후 첫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고 있는 작품이다. 톰 크루즈가 출연하는 '탑건: 매버릭'을 향한 반응도 뜨겁다. 29일 오전 기준 7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하며 누적 관객 수 182만 명을 넘어섰다.

영화관 찾은 관객들, 직접 만나 의견 물어보니


지난 28일 오후 4시 무렵 CGV 왕십리는 영화를 보기 위해 외출에 나선 이들로 북적였다. 휴가를 나온 군인부터 다정한 모습의 노부부, 달콤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커플들까지 관객 층은 다양했다. 평일 오후임에도 영화관은 시끌시끌했고 팝콘과 콜라를 사기 위해 매점에 줄을 서는 이들도 많았다.

실제로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CGV 왕십리를 찾은 관객들 또한 티켓값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을까. '탑건: 매버릭'을 보고자 극장을 찾은 20대 남성 백종혁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티켓값이 많이 오른 듯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작품을 볼 때 몰입감이나 사운드가 훨씬 좋기에 영화관을 찾게 된다고 했다. "티켓값이 더 오른다면 영화관을 찾는 빈도는 조금 줄어들 듯하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60대 여성 한경자씨는 1,2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 '범죄도시2'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다. 영화를 좋아한다는 그는 "물가가 많이 상승했지만 그래도 티켓값이 비싸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어 "그렇지만 최신 영화를 볼 수 있고 TV로 볼 때와는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극장을 찾게 된다"고 티켓값의 상승에도 영화관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보복 소비가 더한 영화관 방문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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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2'와 '탑건: 매버릭'의 포스터. ABO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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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관계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속에서 폭발한 보복 소비 심리가 영화관 방문 열기를 더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관객들이 보복 소비로 극장을 찾아 주시는 듯하다"고 했다. 상영관 내 취식이 허용되면서 팝콘을 구입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관객들의 약 3년 동안 쌓였던 욕구가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팝콘 매출도 크게 늘었다"는 게 또 다른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풀린 김에 영화관에 오랜만에 가 보려고 한다" "거리두기가 끝나고 매주 영화관에 가고 있다" 등의 글이 게재됐다. 코로나19의 유행 이후 몇 년 만에 극장을 찾았다는 네티즌들의 게시물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영화 관람 인증샷을 올리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큰 사운드와 화면로 즐기거나 특별관에서 관람했을 때 재미가 더욱 커지는 작품들이 줄지어 개봉하고 있다는 점도 관객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범죄도시2'는 마동석의 액션 장면에서 타격감 넘치는 효과음을 사용해 주목받았다. 한 포털 사이트에는 '탑건: 매버릭'을 특별관에서 관람한 이들의 긍정적인 후기글이 여럿 게재됐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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