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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성범죄’ 온상 된 메타버스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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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용 코끼리 감독 품까지 파고든 AI
[아로마뉴스(3)] 6.27~7.2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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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4차 산업 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메타버스 ‘성범죄’ 처벌 추진


성적인 대화를 주고받는 건 일상이다. 대화 수준은 웬만한 19금 성인영화 이상이다. 유사 성행위 강요도 다반사다. 수치심은 덤이다. 지속적인 성적 괴롭힘에 이어 자극적인 성폭력 역시 비일비재하다. 직접적인 신체 접촉만 없을 뿐이다.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 드리운 그늘이다.

특히 메타버스 내 아바타(가상 캐릭터) 주변 도처엔 걸림돌투성이다. 문제는 이렇게 성범죄의 온상으로 변질된 메타버스의 주요 탑승자들이 대부분 어린 청소년이란 데 있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야외 생활에 목말랐던 어린 청소년들이 놀이터를 대거 메타버스로 이동하면서 심각성은 더해진다. 정부 차원에서 메타버스를 보다 면밀하게 살펴보겠다고 나선 배경이다. 지난 29일 발표된 여성가족부의 ‘제4차 청소년보호종합대책’의 중심에 ‘메타버스 윤리원칙’ 수립이 자리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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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메타버스 내 성범죄가 만연하면서 정부도 이와 관련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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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우선 최근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메타버스 내 아바타의 인격권 인정 여부를 연구해 아바타 성범죄 행위 처벌의 실효성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메타버스 생태계 참여자의 자율규제인 ‘메타버스 윤리원칙’도 수립한다. 가상 캐릭터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메타버스가 기존 게임 플랫폼들과 다르다고 판단, 아바타의 인격권과 참여자의 책임 범위 논의에 착수한 양상이다.

정치권은 이미 움직였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선 15일 메타버스나 게임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야기된 성적인 가해 행위를 유통 금지 정보로 규정, 플랫폼 사업자가 직접 관리토록 한 내용의 ‘디지털 성범죄 대응 4법’을 대표 발의했다. 그동안 온라인 플랫폼 내 캐릭터 등을 대상으로 가해진 성적 모욕의 심각성이 수차례 제기됐지만 이를 제재할 법적 근거가 마땅치 않았다는 부문에서 착안됐다.

한편, 메타버스 대중화에 따른 부작용은 해외에서도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 비영리단체인 ‘섬오브어스’가 메타버스에선 여성 캐릭터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은 보편화된 상태라고 주장하면서 논란도 확산됐다. 이 단체 소속의 한 연구원은 “메타버스 내에 파티가 열린 방으로 안내됐는데, 그곳에서 다른 사용자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코끼리 감독과 손잡은 AI


지난 2월 1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에어리얼 부문에선 중국의 쉬멍타오(32) 선수가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적지 않은 나이로, 4번의 올림픽 출전 끝에 가져온 값진 성과여서 감동도 더했다. 외신들은 나아가 쉬멍타오 선수 뒤에서 활약한 숨겨진 특급 코치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관준’으로 알려진 이 코치는 마이크로소프트(MS) 소셜 챗봇인 샤오아이스의 인공지능(AI)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관준은 스키 점프에서부터 공중 움직임과 신체 자세 및 착지 등을 포함한 국제 심판의 득점 기준에 유리한 가이드라인까지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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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고 명장으로 꼽힌 김응용(왼쪽) 전 감독이 AI와 손잡고 원주 혁신도시(조감도)에서 과학적인 유망주 육성에 나선다. 연합뉴스·종합콘텐츠제작전문기업 뿌리깊은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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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한 형태의 메시지는 지난 29일 국내 녹색 그라운드에서도 들려왔다. 우직함과 뚝심의 대명사인 ‘코끼리’ 감독 품에 최첨단 성능의 AI가 안긴 모양새로 말이다. 국내 프로야구의 최고 명장인 김응용(81) 코끼리 전 감독이 AI와 함께 과학적인 유망주 육성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원주혁신도시에 조만간 들어설 AI 스포츠 아카데미에서다. 김 전 감독 특유의 승부사 기질에 과학적 데이터 기반의 AI가 스페셜 코치로 영입된 모습이다. 김 전 감독은 국내 프로야구에선 살아있는 전설이다. 지난 24년 동안 감독 재직 시절, 한국시리즈 우승 횟수만 무려 10회다. 역대 감독 최다 기록이다. 선동렬과 이종범 등을 포함해 숱한 스타플레이어들도 그의 손에서 잉태됐다. 김 전 감독은 “AI 야구 아카데미를 통해 ‘지역 유소년 야구 저변 확대’와 ‘우수 선수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계획이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AI의 경쟁력은 축구와 골프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240게임 전 경기를 유튜브로 생중계한 국내 프로축구 K4리그엔 AI 자동 중계 카메라가 투입됐다. 덕분에 각 팀에선 경기 도중 패스와 드리블 거리, 슈팅 수 등을 비롯해 효과적인 훈련에 필요한 세부적인 데이터 확보도 가능했다. 골프에선 휴대폰으로 자신의 스윙 촬영 시, 어드레스에서부터 백스윙이나 임팩트 등을 비롯해 다양한 스윙 자세 분석과 더불어 문제점 지적 및 해결책까지 제시한 AI 코치도 등장했다. 경기 중계 운영에서부터 선수들의 기량 향상 과정 등에도 AI가 깊숙하게 스며든 셈이다.

허재경 이슈365팀장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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