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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김 부장, 김 대리 모두 김 프로?”…보안업계 직급파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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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라온시큐어·시큐아이 시작으로 잉카인터넷·틸론 등으로 확산
호칭 통합 후 수평적 조직 문화 등 장점 발휘
호칭 통합 다음 단계로 내부 소통 문화 변화도 중요
뉴시스

[사진=라온시큐어]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 정보보안 기업에서 일하는 김씨(35)는 회사에서 김 프로(Pro)로 불린다. 그는 입사 10년 차 직장인이지만 대리, 차장 대신 김 프로라는 호칭이 익숙하다. '프로' 호칭을 낯설어하는 동료들도 이제는 없다. 고객사와 외부 미팅을 가질 때도 프로로 적힌 명함을 내민다. 종종 명함을 받아든 고객사 직원들이 호칭에 대해 이것저것 물을 때가 있다. 이럴 때면 그는 호칭 통합으로 경험한 장점을 열심히 설명한다. 그는 내년 승진 대상자지만 여전히 김 프로로 불리는 것에 만족한다.

직급 파괴·호칭 통합 열풍이 정보보안 업계로 옮겨 붙었다. 연공서열보단 개인의 역량과 성과를 더 중요시 할 수 있는 데다 수평적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데 그만한 것이 없다는 공감대 덕분이다.

부장, 차장, 과장, 대리→ '프로'…보안업계 '직급 파괴' 열풍


라온시큐어는 지난 2020년 7월부터 직원 호칭을 '프로'로 일원화했다. 직급 체계도 단순화했다. 기존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5단계로 구분하던 직급을 사원-선임-책임-수석 4단계로 줄였다. 라온시큐어에 따르면 직급은 성과평가 및 승진심사를 위한 관리용으로만 활용하고 사내에서 부를 땐 모두 '프로'로 불린다.

같은 해 시큐아이도 모기업인 삼성SDS가 직급을 폐지하고 사원 호칭을 '프로'로 통일하면서 이 제도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시큐아이 관계자는 “일반 직원들은 모두 '프로'로 호칭한다”라며 “그룹장, 팀장, 임원은 프로 대신 직급으로 부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보보안 기업 잉카인터넷도 올해 3월 호칭을 '프로'로 통합했다. 잉카인터넷 관계자는 “사원부터 부장까지 모든 직원은 프로로 통합됐다”라고 말했다. 다만, 프로젝트에 따라 ‘리더’ 직책을 주고 있다. 책임감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클라우드 가상화기업 틸론도 부장 이하 모든 직원의 호칭을 '프로'로 통일했다. 틸론 관계자는 “임원급을 제외하면 모두'프로'로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칭 통합에 대한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해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153명을 대상으로 직급(호칭) 간소화 제도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57.8%가 간소화 도입이 필요하다고 꼽았다.

수평적 조직 문화에 기여…외형만 통합은 과제


보안업계에서는 이같은 직급 파괴·호칭 단일화를 두고 두가지 평가가 공존한다. 통합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수평적 조직문화 확대 ▲눈치 보지 않는 업무 추진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호칭 통합을 도입한 기업 관계자들 모두 “호칭 통합으로 부서 내 동료는 물론 다른 부서와 협업이 수월해졌다”며 “조직 문화와 조직내 소통이 한결 부드러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호칭 통합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보안업계 관계자는 “외부에 보여주기식으로 호칭만 변경되고 사내에서 직급은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있다”며 “오너 경영인이 많은 보수적인 보안업계 특성상 호칭 통합 하나로 수평적 조직 문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앞으로 직원 호칭을 통합하는 기업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직급 파괴나 호칭 단일화로 수평적 조직문화가 정착할 것이라는 기대하기보다 사내 소통 시스템 구축 등 수평적 조직문화를 담보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안들이 뒷받침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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