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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먹고 갈래?"…글로벌 라면 열풍 속 한국 기업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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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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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분발해야겠다." "괜히 자존심 상하네."

최근 세계라면협회(WINA)가 발표한 '2021년 세계 라면 시장자료' 관련 기사에는 다소 당황스럽다는 취지의 누리꾼 댓글이 대거 게재됐다. 세계에서 라면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는 당연히 한국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다른 나라에 1위를 내줬다는 조사 결과 때문이다.

"부대찌개에 넣은 사리도 포함해야 한다", "오늘부터 몇 개씩 더 먹겠다"는 우스갯소리의 이면에는 라면에 대한 한국인의 애정이 있다. 그래서인지 소비자들은 의아한 분위기인데 식품업계에서는 별다른 동요가 없다. '라면 사랑'이 비단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WINA가 지난해 세계 각국의 연간 라면 소비량을 조사한 결과, 1위를 차지한 건 베트남이었다. 베트남에서는 한 사람당 연간 라면 소비량이 2019년 55개, 2020년 72개에서 지난해 87개까지 늘어났다.

한국은 지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1위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2위로 밀려났다. WINA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간 라면 소비량은 73개로 집계됐다. 한국 다음으로는 네팔이 55개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식품업계에서는 한국의 라면 소비량이 상당한 것은 사실이나, 최근 몇 년 새 해외 라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 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후 간편식이 주목받으면서 이렇다 할 만한 라면 제조사가 없는 국가에서도 소비량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WINA 추산으로는 팬데믹이 발발한 지난 2020년 전 세계에서 1166억인분의 라면이 소비됐다. 1인분을 준비하는 데 3분이 걸린다고 가정하면 세계인이 라면을 먹고자 준비하는 데에만 66만년을 투자한 셈이다.

물론 국가마다 선호하는 제품의 맛이나 형태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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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업계 관계자 A씨는 "얼큰한 맛을 선호하는 한국에서는 국물이 매출을 좌우하는 편"이라며 "반면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는 고수 등 향신료를 즐겨 사용한다. 이 때문에 산뜻하면서도, 시큼한 맛이 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 국가에서는 봉지형 라면이 인기이지만, 멕시코와 과테말라 등 중남미 지역에서는 컵라면이 인기다. 멕시코에서는 전체 라면의 89%, 과테말라에서는 76%가 컵라면 형태다. 일본에서도 컵라면의 비중이 67%에 이른다.

라면업계에서는 이 같은 해외 시장 동태를 수년 전부터 파악하고 저마다 역량을 키우는데 몰두하고 있다. 국내에서 제조한 제품을 수출할 뿐만 아니라, 현지에 직접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경우도 있다.

신라면이 주력상품인 농심의 경우 올해 4월 말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州)에서 제2공장을 짓고 운영에 나섰다. 이 공장에서는 연간 3억5000만개 가량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데 여기에 제1공장 생산분을 더해 미국과 멕시코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게 농심의 목표다.

미국 텍사스주의 한 작은 도시에 거주 중인 교민 B씨는 "코리아타운과도 거리가 멀고, 한국인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지역"이라며 "인근 대형마트에서 신라면을 사가는 현지 소비자들을 간간이 목격한다. 어떻게 알고 사 가는지 신기하다"고 말했다.

불닭볶음면으로 유명한 삼양식품 역시 국제 시장에서 공세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해외 콘서트에 메인스폰서로 참여하기도 했다. 당시 현지 불닭 홍보 부스를 방문한 소비자 수는 4만여명에 이른다.

또 비빔면으로 무장한 팔도는 국내 기업 중 베트남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법인은 지난 2006년에, 현지 공장은 2012년에 설립했다. '코레노(Koreno)'라는 현지 브랜드를 만든 뒤에는 2019년 365억원의 매출을 기록, 현지 라면 업체 상위 10위에 올랐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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