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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스브스레터 이브닝(7/1) : 홍콩 간 시진핑, '일국양제'는 죽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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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의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된 지 25주년이 되는 날이죠. 홍콩은 정치적 격변기를 맞고 있는데요, 빠르게 중국화하고 있기 때문이죠. 시진핑 중국 주석은 홍콩을 방문해 한 나라 두 체제를 뜻하는 '일국양제'를 강조했지만, 서방에서는 '일국양제'가 이미 죽었다고 보고 있죠. 더 이상 예전의 홍콩이 아니라는 말도 이미 구문이 됐고요.

'일국양제' 20번 언급한 시진핑



시진핑 주석은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 기념식에서 약 30분가량 연설을 했는데요, '홍콩의 중국화' 의지를 분명히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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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무려 20번 언급했다고 해요. "일국양제의 실천은 세계에서 공인된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하고 "일국양제 방침을 반드시 정확하게 관철해야 한다"면서 일국양제 고수 방침도 천명했죠. 근데 내용을 보면 '홍콩의 중국화'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죠.

"사회주의 제도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근본 제도이며, 중국 공산당의 영도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이라며 "(홍콩) 특별행정구 모든 주민은 국가의 근본 제도를 자각하고 존중하고 수호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일국양제'와 관련된 발언의 핵심적인 부분이죠. "홍콩인들이 사회주의 제도를 존중하고 수호해야 한다"는 말은 중국의 사회주의 정치체제로부터 홍콩을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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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정권은 애국자의 손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정치법칙이다" "홍콩특별행정구의 통치권을 애국자가 확고히 장악하는 것은 홍콩의 장기적인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필연적 요구이며, 그 어느 때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도 했는데요, '애국자에 의한 홍콩 통치'를 강조한 거죠. 여기서 '애국자'는 '친중파'라 할 수 있으니까 '중국의 통제'를 반복적이고 노골적으로 얘기하고 있는 거죠.

서방 "중국이 '일국양제' 위반"



서방이 말하는 '일국양제'의 의미는 크게 다른데요, 홍콩 주권반환 협정부터 볼까요. 이 협정은 1984년 덩샤오핑 당시 중국 주석과 마가릿 대처 당시 영국 총리가 맺었는데요, 홍콩이 1997년 중국에 반환된 이후로도 2047년까지 50년 동안 고도의 자치와 함께 기존 체제를 유지하도록 하는 일국양제에 합의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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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은 홍콩이 영국 식민지 시절 유지했던 민주주의 정치체제 및 시장경제를 50년간 유지하는 것이 중국이 국제사회에 한 약속이라고 보고 있죠. 이 체제를 흔들면 약속 위반이 되는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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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은 홍콩 주권 반환 25주년을 맞아 중국의 홍콩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죠. 존슨 영국 총리는 "홍콩인들의 권리와 자유, 홍콩의 계속되는 진보와 번영이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했고요,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홍콩과 베이징 당국이 민주적 참여와 근본적 자유, 독립적인 언론을 보지 않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날을 세웠죠.

"홍콩, 경제 얻고 정치 잃었다"



서방은 특히 최근의 홍콩 상황이 '일국양제'에 대한 심각한 위반으로 보고 있죠. 2019년 범죄인 송환법에 반대해 시작한 시위가 직선제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번지면서 최대 200만 명이 동참했는데요, 중국은 시위를 진압한 뒤 반대파를 숙청하고 언론을 통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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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에는 홍콩국가보안법이 제정됐고요, 지난해에는 홍콩의 선거제를 전면 개편해 중국에 충성하는 '애국자'만이 공직에 진출할 수 있게 됐죠. 이 선거법 때문에 현재 홍콩 입법회에는 반중파 의원이 한 명도 없다고 해요. 이런 과정에서 빈과일보 등 자유주의 성향의 홍콩 언론은 문을 닫았고요.

반중 정치인, 반중 언론이 사라지면서 사실상 중국이 직접 홍콩을 통치하게 됐고 홍콩의 자치권도 쪼그라들고 있죠. 5년 전 홍콩 주권 반환 20주년에는 반중 시위가 있었지만 이번엔 시위 계획도 없다고 하네요. 저항의 싹마저 잘린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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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이 홍콩 주권반환 행사에 참석한 건데요, CNN 등 외신은 이를 두고 '홍콩에 대한 승전 선언'으로 해석하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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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이 지난 25년 동안 정치를 잃었지만 경제는 얻었다고 할 수 있죠. 홍콩의 국내총생산(GDP) 1997년 1774억달러(약 230조원)에서 지난해 3691억달러(약 490조원)로 108% 커졌고요, 1인당 GDP는 101.6% 증가하는 등 중국 성장의 후광을 등에 업고 경제는 많이 성정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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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연임 행보 시동?



시진핑 주석의 홍콩 방문은 5년 만이죠. 중국 본토를 벗어난 건 코로나 유행이 본격화한 2020년 1월 이후 893일 만이라고 해요. 방역 우려에도 893일 만에 중국 본토 밖으로 나선 건 그만큼 홍콩을 중시한다는 의미를 읽을 수 있죠.

시 주석의 행보가 3연임을 위한 명분 쌓기의 하나라는 분석도 있죠. 시 주석은 가을 제20차 당 대회에서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3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지난 10년간의 집권 기간에 홍콩에 대한 중국의 통제를 공고히 한 것을 '업적'으로 부각하려는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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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방문을 계기로 시 주석이 대외 활동을 재개하면서 3연임 정당화를 위한 행보를 이어갈 수도 있죠. 이제 중국 정치의 시간표는 시 주석 3연임 여부를 결정할 당 대회 중심으로 짜여질 것으로 보이네요.

오늘의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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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앞 주차장 모습이에요. 차들이 빼곡히 주차돼 있는데요, 주말을 앞두고 지방으로 가는 여행객이 많은 듯하네요.

(사진=연합뉴스, CCTV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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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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