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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나홀로 상승장] 토지거래허가제 배제·똘똘한 한 채 수요…서초 집값만 꿋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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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이어지며 서초 초고가 아파트 신고가 행진

경매 한파 속 서초는 현금부자만의 리그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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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의 위축세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서울 서초구 집값만 나홀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심화된 가운데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서울시내에서도 입지가 좋은 서초구 아파트에 수요자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상승…상반기 상승률도 1위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넷째 주(2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와 같은 -0.03%를 기록했다. 5월 다섯 째주 -0.01%로 하락전환한 뒤 6월 첫째 주 -0.01%, 둘째 주 -0.02%, 셋째 주 -0.03%, 이번주 -0.03%를 기록하는 등 내림폭이 커지고 있다.

6월 넷째 주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강남구·용산구를 제외한 나머지 21개 구가 하락했다. 강북·노원구가 0.07%씩 내리며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고 동대문·은평·서대문구가 0.05%씩 하락하며 뒤를 이었다. 용산·강남구는 보합세를 기록한 가운데 서초구만 0.02% 오르며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로 범위를 넓혀봐도 서초구의 상승세는 뚜렷했다. 올해 서울 누적 아파트값 변동률은 -0.18%를 기록했는데 서초구를 비롯 용산·강남·동작구 등에서 집값이 상승했다. 특히 서초구는 0.61%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2위인 용산구(0.38%)와 3위인 강남구(0.32%)와 비교해도 차이가 있었다.

똘똘한 한 채 수요 늘어가는데, 서초는 토지거래허가도 필요 없어

서초구가 계속된 상승세를 이어가는 데에는 토지거래허가제에서 배제된 점과 똘똘한 한 채의 수요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초구 한강변 아파트와 정비사업 단지에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29.95㎡(51평형)는 지난달 4일 59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앞서 전용 129.97㎡(52평형)도 지난 5월 23일 68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새로 썼는데, 같은 면적대 이전 최고가는 64억원이었다.

반포동 반포자이 역시 신고가가 속출했다. 반포자이 전용 59㎡는 5월 19일 28억2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12월 30일 매매가격(27억원)보다 1억2000만원이 더 올랐다. 반포자이의 해당 면적대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23억원대에서 거래됐지만 1년 만에 5억원가량이 뛰며 30억원을 눈앞에 뒀다. 국민 면적대라고 불리는 전용 84㎡는 5월 16일 39억원(신고가)에 거래되며 40억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또 근처의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도 지난 5월 39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반포동이 아닌 서초구 다른 동에서도 신고가가 나왔다. 방배동 방배그랑자이 전용 84㎡는 6월 6일 2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지난 4월 같은 면적대가 25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약 2개월 만에 4억원 가까이 뛴 가격으로 거래됐다.

재건축 단지에서도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방배 삼익아파트는 지난 4월과 5월 전용 88㎡가 2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해당 아파트는 재건축을 앞두고 이주를 시작한 곳이다. 재건축으로 인해 지난해 이주를 시작한 반포1단지 전용 140.13㎡도 5월 28일 69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남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가 여전한 상황”이라며 “최근 정부는 고가주택을 소유하고 있더라도 1주택자일 경우 세금을 덜 낼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세액을 집값 급등 이전인 2020년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있었던 징벌적인 부동산 세제를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종부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에서 60%로 하향 조정하고, 올해만 한시로 1세대 1주택자에 대해 특별공제 3억원을 도입하는 등 방안을 마련했다.

또한 주변에 서초와 비교할 만한 상급지가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여 있는 점도 서초구 아파트값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시는 2020년 6월부터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동·청담동·대치동 등 총 14.4㎢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4월엔 주요 재건축 단지가 있는 압구정 일대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두 토지거래허가구역 모두 최근 연장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되면 실거주해야 하므로 전세를 끼고 매매하는 갭투자는 불가능하고 자금 출처와 구입 목적 등에 대한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강남지역 아파트는 대부분 수십억원이 넘는 상황이라 자금 마련이 어렵다”라며 “토지거래허가를 위한 자금조달계획서 등 서류를 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나 거부감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똘똘한 한 채를 원하는 투자자들이 강남보다 서초에 투자를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경매시장 이끈 서초구…고가 낙찰 잇따라

이런 상황에 서초구 아파트는 지난달 서울 경매시장을 이끌기도 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평균 낙찰가율은 111.0%로 집계됐다. 96.4%까지 떨어졌던 지난 5월과 비교해 약 15%포인트 상승했다. 매각가율도 5월 36.2%에서 6월에 56.1%로 상승했다.

서초에서 감정가 대비 높은 가격에 아파트들이 낙찰되면서 서울의 전체 낙찰가율을 끌어올린 영향이 컸다. 지난달 2일 반포자이 전용 244.6㎡는 경매에서 69억11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감정가 48억7600만원보다 20억원이상 높은 금액으로 낙찰가율은 141.5%에 달한다. 현재 재건축이 추진 중인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4차 전용 137.1㎡도 지난 23일 경매에서 감정가 29억2000만원보다 훨씬 높은 41억1488만원에 낙찰되면서 낙찰가율이 140.9%를 기록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서초구에 위치한 아파트들은 대부분 대출의 영향을 받지 않는 매물로 현금 부자들의 수요가 꾸준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똘똘한 한 채의 수요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서초구 아파트의 인기는 앞으로도 더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신동근 기자 sdk6425@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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