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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오프사이드, 기계가 먼저 판정'…카타르 월드컵 신기술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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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 발표

특수 카메라 12대가 선수·공 움직임 실시간 파악…오프사이드 상황 VAR실에 고지

연합뉴스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전광판에 나올 오프사이드 판독 애니메이션
[FIF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축구 판정 기술이 한 단계 도약한다. 심판의 눈이 아닌 카메라가 먼저 오프사이드를 가려내는 '반자동' 판독 기술이 도입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1월 개막하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 스포츠연구소, 스위스 취리히공대 등과 3년간 개발해온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을 도입한다고 1일 밝혔다.

공격하는 동료에게 패스하는 시점에서 공을 받는 선수의 앞에 최소 2명의 상대 팀 선수가 있지 않다면 오프사이드에 해당하는데, 이는 축구에서 가장 잡아내기 어렵고 오심 논란도 많은 반칙이다.

FIFA는 이런 오프사이드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고자 최첨단 카메라 트래킹 기술과 인체 모션 인식 기술을 그라운드로 끌어왔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경기장 지붕 아래에 12개의 추적 카메라가 설치돼 공과 그라운드 위 모든 선수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읽는다.

그러다가 오프사이드 상황이 전개되면 곧바로 비디오판독(VAR) 심판실에 알린다.

SAOT는 선수들의 대략적인 위치만 파악하는 게 아니다. 선수가 어떤 몸동작을 하고 있는지를 초당 50회 빈도로 읽어낸다. 그러다가 신체의 일부가 오프사이드 라인을 벗어나면 곧바로 VAR실에 경보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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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몸동작 읽어내는 SAOT
[FIF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렇다고 선수들의 몸에 별도로 센서를 붙이는 것은 아니다. 추적 카메라가 각 선수의 관절 움직임을 29개의 데이터 포인트로 나눠 인식하며 선수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게 된다.

오프사이드를 가려내는 시점인, '패스하는 선수가 공을 차는 순간'도 정확하게 가려낸다.

이번 월드컵 공인구인 '알 릴라' 안에는 관성측정센서(IMU)가 장착되는데, 이 센서가 초당 500회 빈도로 공의 움직임을 VAR실로 전송한다. 이를 통해 심판들은 오프사이드 여부를 판단할 정확한 시점을 파악할 수 있다.

SAOT의 '경보'는 먼저 VAR 심판이 확인한다. VAR 심판은 오프사이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이를 그라운드의 주심에게 알리게 된다.

주심이 최종 판정을 내리면, 앞서 SAOT가 VAR실에 제공한 오프사이드 상황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영상이 경기장 내 대형 전광판과 중계방송을 통해 송출된다.

영상에는 선수 신체의 어떤 부분이 오프사이드 라인을 넘었는지까지 표현된다.

경기를 지켜보는 모든 축구 팬들이 명확하게 오프사이드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FIFA는 SAOT 도입으로 오프사이드 판정을 둘러싼 논란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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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하는 콜리나 위원장
[FIF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오프사이드 여부가 애매한 상황에서 판정에 드는 시간이 줄어들어 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본격 도입된 VAR은 판정의 정확도를 크게 끌어올렸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판독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돼 경기의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단점도 지적됐다.

이번 SAOT 도입으로 오프사이드 상황에 대한 VAR 판독 시간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FIFA에 따르면 VAR로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리는 데에 평균 70초가 걸리는데, SAOT를 적용하면 20~25초에 판정이 끝나게 된다.

심판 판정 업무에도 큰 변화다.

오프사이드 여부가 애매한 상황에서 심판이 VAR 영상을 보고 판정을 내리는 장면이 거의 사라지게 된다. VAR 심판이 SAOT가 제공하는 영상으로 사실상의 최종 판단을 내리게 된다.

피에르루이지 콜리나 FIFA 심판위원장은 FIFA 글로벌 기자단과 원격 브리핑 자리에서 "SAOT가 대부분의 상황에서 잘 굴러가겠지만, 1천 번에 한 번쯤은 오류를 낼 수도 있다"면서 "SAOT가 잘못된 판단을 내릴 경우, 기존 VAR 절차에 따라 (주심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FIFA는 4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VAR을 도입하는 용감한 결정을 내렸고, 이는 논란의 여지가 없이 성공적이었다"면서 "SAOT는 전 세계에 자리 잡은 VAR을 한 단계 진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ahs@yna.co.kr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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