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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세계 금융시장 ‘역대급' 격동…"저금리·저인플레 시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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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52년만에 최악…기준금리 28년래 최대폭 인상

에너지·원자재 급등…美·유럽 물가 40~50년래 최고

우크라發 공급제약·脫탄소 맞물려 유가상승 지속 전망

"경제구조 변하고 있어…저인플레 환경 복귀 없을 것"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올해 상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이 ‘역대급’ 격변을 경험한 가운데, 이는 경제구조가 장기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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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은 심하게 요동치며 말 그대로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 뉴욕 증시는 1970년 이후 52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각각 15.31%, 20.58%, 29.51% 폭락했다. 나스닥지수에 이어 S&P500지수까지 전고점 대비 20% 이상 빠지는 공식 약세장(베어마켓)에 진입했다.

원자재 가격의 전반적인 추이를 나타내는 ‘리피니티브 코어코모디티 CRB’ 지수는 올해 1~6월 무려 29% 뛰었다. 2008년 상반기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같은 기간 블룸버그 채권지수는 11% 하락해 상반기 기준 1990년 이후 낙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회복기(수요 급증)와 우크라이나 전쟁(공급 악화)이 맞물리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은 천정부지 치솟았다. 올 상반기 평균 국제유가(두바이유)는 배럴당 101.8달러로 지난해 63.5달러보다 60% 올랐다. 액화천연가스(LNG) 국제시세도 Mmbtu당 9.5달러에서 31.2달러로 229% 급등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대비 8.6%로 41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영국(9.1%)과 독일(7.9%)의 CPI도 각각 40년, 50년래 가장 높았다. 유럽연합(EU) 역시 창설 이래 최고치인 8.1%로 집계됐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대응에 나서면서 긴축 속도 역시 수십년 이래 가장 빠른 수준을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월과 5월, 6월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5%포인트 올렸다. 각각 0.25%포인트, 0.5%포인트, 0.75%포인트로 인상폭이 점차 확대됐다. 연준이 상반기에 1.5%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1984년 이후 처음이다.

유럽 국가들의 물가상승률 역시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ECB는 이번 달 11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 인상할 예정이다. 9월에도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세계 주요 국가들 중에서 유일하게 저금리·금융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일본과 미국의 장기금리(국채 10년물) 격차는 지난해 말 1.4%에서 최근 2.9%까지 벌어졌다. 상반기 기준 35년 만에 최대폭이다. 이에 따라 미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는 24년 만에 최저치인 1달러당 137엔대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올 상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친 것은 경제구조의 장기적 전환이 이뤄지는 과정, 즉 저인플레이션·저금리 시대가 저물어가는 과정일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 및 공급 제약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 세계적인 ‘탈(脫)탄소’ 에너지 정책 기조로 에너지 가격이 지속 상승할 것으로 보여서다. 이는 세계를 덮친 인플레이션이 단기간에 진정되긴 어렵다는 의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달 29일 “세계 경제가 저인플레이션 환경으로 돌아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예측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미 경제가 ‘구조적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를 피하기 어렵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침체에 빠질 확률을 60%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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