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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갚아" 호텔방문 200개에 본드 떡칠…대부업체 직원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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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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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운영업체가 돈을 갚지 않자 객실 도어락에 강력접착제를 바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부업체 직원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심현근 판사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 대부업체 직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대부업체는 명동의 한 호텔을 위탁 운영하던 B 회사에 4억1600만원의 채권을 갖고 있었다.

대부업체는 이를 근거로 2018년 4월 호텔 객실 331개의 도어락에 집합동산 근담보권을 설정했다. 객실 도어락을 담보로 삼은 셈이다.

그 무렵 B 회사는 객실 소유자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운영 사정이 어려워졌고, 객실 대부분의 위탁 운영권도 C 회사로 넘어갔다.

이듬해 10월 대부업체는 B 회사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도어락을 강제경매에 넘겨 이를 낙찰받았다.

객실 도어락을 손에 쥔 대부업체는 도어락을 되팔아 미수금을 받아 낼 요량으로 C 회사에 도어락 매수를 제안했다.

하지만 C 회사는 대부업체가 도어락을 낙찰받은 경매 효과를 부정하며 제안을 거절했다. 도어락은 객실 소유자들 것이니 애초에 이를 담보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부업체 직원은 2019년 11월 이틀에 걸쳐 호텔 객실 200개의 카드키 구멍에 강력 순간접착제를 바른 포스트잇을 집어넣어 카드키를 꽂을 수 없게 만들었다.

대부업체 측은 도어락 소유권을 정당하게 취득했으므로 도어락을 망가뜨린 행위는 업무방해가 아닌 소유물에 대한 권리 행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도어락 사용 대가의 지급이나 도어락 인도 등은 민사소송이나 강제집행 절차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면서 대부업체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도어락을 경매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자력구제에 나서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영업 피해가 적지 않아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피고인이 회사 지시에 따라 범행했을 뿐이고 벌금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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