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종이의 집' 작가 "호불호는 예상…지고 가야 하는 부담" [N인터뷰]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1

류용재 작가/넷플릭스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연출 김홍선/이하 '종이의 집')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지난 2021년 12월 파트5로 대장정을 마친 스페인의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이 원작으로, 월드차트 1위까지 등극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종이의 집' 리메이크작을 집필한 이는 넷플릭스 '나 홀로 그대'(2020)과 티빙 '괴이'(2022) 외에 '싸이코패스 다이어리'(2019~2020), '피리부는 사나이'(2016), '라이어 게임'(2014), '개와 늑대의 시간'(2007)을 집필한 류용재 작가다. 그는 통일 직전의 한반도를 배경으로 '종이의 집' 리메이크를 풀어갔고, 공동경제구역(JEA)라는 가상의 공간을 설정해 남북한 강도들이 공동 조폐국을 점거하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끌어갔다.

류용재 작가는 "이 작품이 가진 엄청난 관심도가 사실은 어찌보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라며 월드차트 1위에 오른 소감을 밝혔다. 원작의 팬이었다는 그는 "고민과 부담을 갖기보다는 즐겁게 작업했다"면서도 "호불호는 지고 가야 하는 부담"이라는 말도 전했다. 인기 시리즈 리메이크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종이의 집' 프랜차이즈 세계관을 확장하고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는 생각이 커서 그 지점에서 더 보람을 느낀다"고도 털어놨다. 류용재 작가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뉴스1

류용재 작가/넷플릭스 ©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종이의 집'이 글로벌 1위까지 올랐다. 어떤 점이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았다 생각하나.

▶너무 감사하다. 이 작품이 가진 엄청난 관심도가 사실은 어찌보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거라 생각한다. '종이의 집' 원작은 전세계적인 관심이 이미 있는 작품이었는데 '이 재밌는 걸 왜 안 보지?' 했었다. 해외에서 알려진 것에 비해 유명한 건 알지만 안 본 사람이 많더라. 넷플릭스 '어디서 주로 많이 보냐'고 물었는데 유럽이나 북미에서 굉장히 많이 봤고 생각보다 아시아권에서는 그렇게까지 많이 보지 않았다더라. 저희 작품이 나온다면 유명한 원작을 알고는 있지만 보지 않은 팬들, K드라마와 K팝 팬들이 저희 것을 통해 이 작품을 보고 원작을 찾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글로벌 1위를 한 것도 기쁜 일이지만 아시아권 많은 나라에서 좋아해주고 이 작품을 봄으로 인해 '종이의 집' 프랜차이즈 세계관을 확장하고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는 생각이 커서 그 지점에서 더 보람을 느낀다.

-리메이크 결심 당시 고민과 부담이 됐던 지점은.

▶고민과 부담을 갖기보다는 즐겁게 작업했다. 원작을 너무 사랑하는 입장에서 즐겁게 작업했다. 그 과정에서 원작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그때 얘기한 것들은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가진 역사, 사회적 배경,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더라. 그런 부분에서 공통점에 관심을 많이 가지셨다. '우리는 이렇게 풀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원작자로부터 흥미롭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과정은 오히려 즐거움이었다. 호불호가 있을 수밖에 없고, 성공한 작품이지만 즐기면서 작업했다 말씀드릴 수 있겠다.

-스페인 원작 '종이의 집'을 한국판으로 리메이크 하는 과정에서 원작의 어떤 점을 가져오고 어떤 부분에서 원작과 차별화를 두려 했나.

▶원작 시즌 1, 2때부터 팬이었다. 그 당시에 한국 팬들이 봤을 때 '이런 점은 좋지만 이런 점은 별로다' 하는 부분까지 사랑하는 입장이었다. 원작의 모든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리메이크한다고 했을 때 '리메이크 때문에 바꿔야 한다'로 접근했다기 보다는 남북한 설정을 바탕으로 한국판이라는 우리만의 이야기를 한다 했을 때 어떤 점이 바뀌어야 하는지 염두에 두고 고민했다. 도쿄라는 인물이 원작과 달라진 부분은 '우린 좀 다르게 가자'로 접근했다기 보다 저희만의 이야기를 위해 필연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부분을 고민하며 차별화를 했다.

-부국장 등 원작에 없던 캐릭터들을 기존 캐릭터들과 관계를 맺고, 어우러지도록 하기 위해 어떻게 구축하고 설정하려 했나.

▶부국장의 경우 아예 없던 캐릭터다. 한국판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자고 접근했다기 보다는 저희 이야기에서 이런 인물은 꼭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한국판이 처음에 리메이크 제안을 받았을 때 흥미롭겠다고 생각한 부분은 남북한 설정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한 줄의 이야기에서 출발했고 거기에서 공동경제구역, 공동화폐 설정을 고민하게 됐다. 기존 원작에 남북이라는 레이어가 더 생기면 좋겠다 했다. 기존에는 경찰과 강도 대결이라면 저희는 경찰 안에도, 강도들 안에도 남한 출신, 북한 출신으로 나뉘고 우리가 서로 의심해온 시간이 길었던 만큼, 신뢰, 배신, 협력할 수 있는 드라마가 더 매력적일 거라 생각했다. 인질 측에서 봤을 때 국장이란 인물이 강력한 안타고니스트로 존재감을 발휘하고 그가 인질들의 안전 위협한다 판단했을 때는 막으려 하기도 하고 반대로는 뭉치려 하겠다는 그런 관계성을 고민하며 만들어갔다.

-리메이크 과정에서 한국적인 것, 한국만의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나.

▶원작과 달라야 한다고 접근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다르게 보이는 것이 우리만의 것을 보여줘야 해 한다는 일종의 강박에서 나온 건 아니다. 예를 들면 도쿄 설정도 직관적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설정이 뭘까 하다가 코리안 드림을 갖고 남한으로 넘어온 소녀의 정체성을 보여주려나 다왔다. 한국 드라마나 K팝에 빠져 있을 것이고, 그러면 대표성을 띠는 방탄소년단 같은 아티스트를 좋아하지 않았을까 했다. 그래서 그 역시도 아미이지만 군대에 가야 했던 점을 즉흥적으로 풀어냈다. 외려 연출적으로 감독님이 더 고민하신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대본을 쓸 때는 우리만의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으로 접근하진 않았다.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고 주목받고 있는데 기존 한국 콘텐츠들과 다른 한국판 '종이의 집'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오히려 제가 부담을 느낀 건 원작이 가진 굉장한 성공과 유명세보다 최근 한국 콘텐츠들의 어마어마한 성공이 더 부담이 됐다. 저희 작품만으로 평가받기엔 앞선 작품의 성공이 눈부시다 보니 더 그랬다. K콘텐츠들이 글로벌에선 언더독이었다. 그때는 성공한 작품이 하나씩 나오면 예외적인 것으로 봤는데 지금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작품 내적으로 평가받아야겠지만 글로벌 순위를 찍지 못하면 면이 상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부담이었다. 저희 작품만의 강점은 팬들이 즐길만한 거리가 많이 담겨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남북한 설정이 우리나라만 할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동아시아 많은 국가들이 근현대사에 있어서 역동적인, 역사적 사건을 많이 겪은 나라가 많다. 남북한이 분단된 상황 뿐만 아니라 한 나라 안에서도 대립하는 등 공감할 수있는 여지가 많다 생각한다. 팬들이 좋아하는 기존 한국 드라마의 여러 요소들이 원작이 갖고 있는 힘과 합쳐져서 더 즐길 거리가 많은 작품이 되지 않았나 한다.

-남북한 설정, 교수를 따르는 도쿄 등 차별점을 둔 지점에 대해 시청자들의 호불호 반응이 강한데 이러한 반응들에 아쉬움은 없나.

▶호불호는 지고 가야 하는 부담이다. 저는 이 작품을 하면서 늘 교수의 심정이었다. 저와 작가들은 마치 헤드쿼터에 있는 교수처럼 현장에서 감독님과 배우들이 만들어나간 것이 어떻게 이뤄질지 불안과 초조, 기대 속에 지켜봐왔다. 그런 호불호를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작품이었다. 1회에서 교수가 강도들에게 "아무도 죽거나 다쳐서는 안 돼"라고 말하고 강도들은 교수의 계획을 믿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그 순간순간을 헤쳐나가는 것 같더라. 저희 배우들도 그런 마음일 거라 생각한다. 고맙고, 그런 평은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호불호는) 예상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
aluemchang@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