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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사무실 임대 내놨다더라”…베스파, 직원 권고사직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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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전체회의 열고 권고사직 통보
신작 부재ㆍ투자유치 실패로 경영 악화
게임 업계선 무리한 연봉인상 후폭풍
“비슷한 문제 또 터질 수 있어” 경고도


이투데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베스파 사무실에는 불이 모두 꺼져있고 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안에 직원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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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꺼진 사무실. 초인종을 눌러봐도, 유리문을 아무리 두드려봐도 안에서는 인기척을 느낄 수 없었다. ‘애정으로 하는 게임’ 킹스레이드의 베스파는 직원 대부분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3월 전 직원 연봉을 일괄 1200만 원 인상하며 게임업계 연봉인상 대열에 합류한 이후 지속적인 적자를 견디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무리한 연봉인상으로 인해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베스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직원 대부분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김진수 베스파 대표는 회사 상황이 어렵고 신규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며 회사 정리에 필요한 최소 인원만 남겨뒀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베스파의 직원 수는 3월 31일 기준 14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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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베스파 사무실에는 불이 모두 꺼져있고 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안에 직원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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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사무실…직원은 찾아볼 수 없어


이날 오전 찾아간 사무실에는 평일 업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오가는 사람들을 찾을 수 없었다. 건물 1층 인포메이션에 안내된 베스파 사무실은 2층과 4~9층 등 총 7개 층을 사용하고 있었다. 2층부터 시작해 모든 층을 찾아가봤지만 불이 전부 꺼져있고 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경영지원실이 위치해 있는 것으로 알려진 9층은 불이 켜져있긴 했지만 오고가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베스파는 지난해부터 경영 상황이 어려워져 직원들을 내보내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권고사직을 통보받아 회사를 떠난 한 직원은 “이미 지난해부터 상황의 여의치 않아 부서 불문하고 인원을 정리하고 있었다”며 “내가 회사를 떠난 것도 늦은 편에 속할 정도로 이미 많은 직원들이 권고사직을 당했다”고 말했다.

건물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베스파 직원들이 오늘 대부분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전날 권고사직 통보 이후 뒤숭숭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어 “베스파는 건물에 임대로 들어온 상황이며 현재 일부 사무실은 임대로 내놓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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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파가 입주해 있는 건물 인포메이션에서는 베스파가 사용하고 있는 사무실을 확인할 수 있다. 경영지원실은 9층에 위치해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직원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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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연봉 인상 후폭풍 우려…“또 다른 문제 터질 것”


베스파는 2017년 2월 ‘킹스레이드’를 출시해 흥행에 성공하며 게임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킹스레이드의 성공을 발판 삼아 이듬해인 2018년 코스닥 시장 상장에도 성공했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성공을 거두며 연 매출 1000억 원을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영업손실 97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이후 하향세를 겪었다. 매출액은 줄어드는데 인건비 등으로 인한 영업손실은 계속해서 불어났다. 영업손실은 2020년 339억 원, 2021년 441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여기에 신작의 부재과 투자유치 실패 등이 겹치며 경영악화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업계에서는 베스파 뿐만 아니라 경영이 어려워진 게임사를 중심으로 잇따라 인원감축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임업계가 개발자 유출을 막기 위해 일괄적으로 임금을 대규모로 인상한 것이 상당한 후폭풍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베스파처럼 단일 게임 매출로 유지하던 게임사들을 중심으로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게임산업 전체가 매출이 줄어들고 성장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문제가 줄줄이 터질 가능성이 있다”며 “2년동안 코로나19 상황에서 비용구조가 방만하게 운영됐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이투데이/조성준 기자 (tiatio@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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