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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최악의 소말리아 식량위기, 아동 38만명 심각한 영양실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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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소말리아 바이도아에 위치한 세이브더칠드런 의료 센터에서 영양 실조를 진단받은 야스민(2·가명)과 어머니 아스터 [사진 =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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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4년간 이어진 가뭄으로 동아프리카 소말리아에 식량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기근 확산을 막고 아동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긴급구호 대응을 결정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인터내셔널은 향후 3개월간 소말리아의 긴급 대응을 위해 2200만 달러(약 285억원) 규모의 긴급 모금을 실시한다고 1일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도 30만달러를 지원한다.

소말리아의 기아 사태가 예측보다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유엔에서 정한 '통합 식량 안보 단계 분류(IPC)'에 따르면 기근에 가까운 재난 상황에 놓인 인구가 지난 5월 3만 8000명에서 오는 9월 5배 이상 증가한 21만 3000명으로 예상된다. 특히 150만 명의 아동이 심각한 영양실조에 처했으며, 약 38만 6000명에 달하는 아동들이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생명에 치명적인 영양실조 위기에 직면했다. 유엔은 이 같은 인도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15억달러 규모의 소말리아 인도적 지원 기금 조성을 주문했으나 현재 30%가량만이 확보된 상태다. 모하무드 모하메드 하산 세이브더칠드런 소말리아 사무소장은 "기근이 소말리아를 짓누르고 있다"며 "영양실조 아동을 위한 의료 시설도 한계점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번 소말리아의 기아 사태는 전례 없는 요인들이 결합한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 위기) 탓이다. 소말리아는 지난 네 차례의 장마 기간 비가 내리지 않은 탓에 4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맞이했다. 국가 전역의 목초지, 농작물, 가축까지 모조리 황폐해졌다. 기상학자들은 올해 10월에서 12월까지의 장마 기간에도 비가 오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며 전례 없는 다섯 번째 장마 실패를 경고하고 나섰다.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 놓인 소말리아 사태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세했다. 소말리아는 밀 수입의 90%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는데, 전쟁으로 인해 밀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자 필수적인 생필품 구입이 어려워졌다. 많은 지역에서 식용유, 수수와 같은 주요 식재료의 가격이 두 배로 뛰었으며 경유 가격이 연초에 비해 42% 증가했다. 주요 생계 수단인 가축 역시 혹독한 환경을 이기지 못해 사망하면서 많은 가정이 기아 사태에 빠져들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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