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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현장에서] 공무원·레고랜드 유착관계 어디까지인가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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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과거의 청산과 새로운 시작을 위해

태생부터 수많은 우여곡절 겪은 레고랜드...개장 후에도 갑질과 횡포, 그 원인도 짚어야



아주경제

관람객 붐비는 춘천 레고랜드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16일 오전 강원 춘천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에 관람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2022.6.16 yangdoo@yna.co.kr/2022-06-16 11:40:57/ <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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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8기 출범을 맞은 강원도청 공무원들 분위기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뒤숭숭하다.

김진태 지사가 별도 취임식을 갖지 않으면서 불필요한 관행을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 12년간의 정책적 과오를 점검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엄정한 진상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직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그 가운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춘천 레고랜드 테마파크 추진 및 인허가 등 관련 공무원들의 긴장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당선인 시절, 지난 도정에서 추진한 레고랜드 사업은 적폐청산하듯 하지는 않겠지만 다시 검토하겠다며 밝힌 것이 진상규명 절차에 들어가겠다는 뜻으로 다시 회자되고 있어 더욱 그렇다.

지난 5월 5일 개장한 레고랜드는 연 관광객은 200만명, 경제효과는 5900억원에 이를 것이라 예상되는 도내 최대 관광지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각종 특혜 의혹이 불거진 곳이기도 하다.

태생부터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3년 본 협약과 2018년 총괄개발협약과정 속에서 수많은 독소 조항이 들어갔고 수차례 사업중단과 재개가 반복되기도 했다.

얼마 전 레고랜드 측이 갑질을 한 주차장 사업권과 관련된 도의 의사결정 과정도 구설수에 오른 것 중 하나다.

이처럼 알려진 것만 놓고 보아도 사단법인 강원평화경제연구소 주장대로 '레고랜드 조성 각종 의혹 진상규명 조사 특별위원회' 구성은 당위성을 갖기에 충분하다.

1일 취임한 김 지사도 이를 인지, 후보 시절 이에 대한 질문에 ‘찬성’한다는 회신으로 화답한 바 있어 앞으로 진상 규명이 어떻게 될지 도민들도 벌써부터 관심 집중이다.

때문에 관련 공무원들은 더욱 전전긍긍이다. 사실 12년 만에 새로운 도지사 당선으로 이 같은 상황 전개는 이미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냥 덮고 넘어가기에는 정책 입안과 허가 과정에서 나타난 의혹과 사안들이 중대하고 개장 이후 불거지는 문제들이 너무 많아서다. 따라서 적폐청산 차원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야 12년 동안 매너리즘에 빠져 무사안일했던 일부 공무원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새롭게 출발하는 민선 8기의 동력도 다시 확보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럴 경우 각종 의혹 진상 규명 속엔 인허가를 둘러싼 공무원들과 레고랜드와의 유착관계 여부도 포함시켜야 한다. 정무적 판단으로 정책적 실패가 이루어졌다면 다행이지만 지금까지 발생한 의혹과 문제가 유착관계에 의해 발생했다면 바로 적폐여서다.

사실 개장 이후 드러나고 있는 작금의 레고랜드 횡포가 관계 공무원들의 속칭 ‘뒷배’ 없이 가능한 일이 아니다.

어딘가 믿는 구석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들이다. 과도한 주차요금, 주변도로 ‘주차금지’ 스티커 부착 갑질, 음식물 반입금지, 이용객 서비스 부재, 이용권 및 레고랜드 내 고가의 숙박비용 등.

이 같은 사안들을 놓고 볼 때 소재지인 춘천시의 공무원들도 레고랜드와 유착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인허가 등 태생은 강원도로부터 시작했지만 개장에 따른 마무리와 관리는 춘천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어서다.

레고랜드 정식 개장에 앞서 사전체험 형식으로 5월 1~3일 강원도청 직원과 가족 1000명이 무료로 체험 행사를 추진했던 것만 보아도 앞서 지적한 내용들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권한은 주어지는 만큼 책임이 뒤따르는 법이다. 특히 공무원들이 그렇다. 선출직이건 정무직이건, 국가공무원이건 지방공무원이건 공통이다.

그리고 모두가 권한을 잘못 행사하고 남용했다면 당연히 법적·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

선출된 권력이 선택을 했고 위임받은 공무원이 실행을 했어도 마찬가지다. 레고랜드는 유치 단계에서부터 파격이 다반사로 나온 사업이다. 실행단계에서 곤란을 겪는 일이 일상처럼 이어졌다.

특히 사업의 추진에 있어서 강원도민과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현실이 소외되면서 계획과 실행 사이의 괴리가 회복불능 상태로 벌어지기도 했다. 이처럼 의도와 다르게 궤도를 많이 벗어난 정책은 공무원들이 소명의식을 갖고 되돌리거나 대처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취임을 계기로 잘못된 과거의 청산과 새로운 시작을 기대해 본다.

춘천=강대웅 기자 dwka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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