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그룹사 노조원들이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자동차 본사 앞에서 ‘현대기아그룹사 차별적 가이드라인 분쇄! 격려금 동일지급 쟁취! 그룹사 공동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5.26.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현대차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가 시작됐다. 파업 찬성으로 결론이 나오면 현대차 노조는 2018년 이후 4년만에 다시 파업을 벌이게 된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이날 오전 6시45분부터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투표에서 쟁의안이 가결되고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이견을 좁히지 못해 조정 중지를 결정하면 현대차 노조는 즉시 파업권을 얻는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6만52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임금피크제 폐지 △국내 전기차 신공장 건설 △정년 연장 및 신규 채용 등을 주장하며 사측과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대내외 불안 요소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23일 사측과의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냈다. 합법적인 파업으로 가기 위한 절차다. 28일에는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쟁의발생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현대차 노조는 최근 3년간 파업을 하지 않았지만 강성 노조 집행부가 집권했던 2012~2018년에는 7년 연속 파업을 벌인 바 있다. 안현호 현 현대차 노조 지부장도 강성으로 분류되는 현대차 사내 현장조직인 '금속연대' 출신이다. 1998년 현대차 정리해고 투쟁 당시 현대정공노조 위원장으로서 현대차 노조와 연대 총파업을 이끈 인물이라 파업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실제로 현재 현대차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를 앞두고 "추악한 자본에 일격을 가하자"며 파업 찬성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9일 소식지를 통해 "조합원의 투표로 한판 싸움이 시작된다, 제대로 한판 붙자"면서 "노조는 강력한 투쟁으로 맞서겠다. 될 때까지 밀어붙이고 이길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반도체 수급난 등 각종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1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에는 8년만에 영업이익 2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32조5755억원, 영업이익 2조1399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42%, 영업이익은 13.46%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현대차는 제동에 걸릴 수밖에 없다. 자동차업계는 이미 차량용 반도체 부족 장기화로 신차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가 최근 화물연대 파업으로 생산차질을 겪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현대차 실적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현대차와 기아는 연도별로 각각 16회와 19회의 파업을 단행했다"며 "해당 기간 평균 생산차질 물량은 각각 6만3000대, 3만4000대로 파악되며, 매출 차질은 1조6000억원, 8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 수급 개선에 따른 가동률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이라, 전면 파업에 따른 물량 차질과 매출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파업으로 인한 최대 생산 차질 물량은 각각 2016년 14만2000대, 11만7000대였다"고 했다.
한편 이날 투표는 오후 5시30분에 종료된다. 개표는 전국 투표함이 울산으로 도착하면 실시되고 결과는 밤 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역대 파업 투표에서 현대차 노조 찬반투표가 부결된 사례는 없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