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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내년 최저임금 9620원 땐 고용 감소” “영향 없다” 의견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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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자영업자연합 최저임금 인상 규탄 -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 회원들이 3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인상을 규탄하고 있다. 단체는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제한으로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오르게 되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부담이 가중된다고 주장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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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 인상된 9620원으로 결정되자 경영계와 소상공인연합회 등은 강하게 반발하며 고용 충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학계의 해묵은 관심사로 다양한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분석을 시행한 기관이나 학자마다 서로 다른 결론이 도출되는 등 ‘정답’이 없다.

국내 주요 연구기관 중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가장 강하게 주장하는 곳은 전국경제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다. 한경연은 최근 최남석 전북대 교수에게 의뢰해 발간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시나리오별 고용 규모’ 보고서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5% 인상될 경우 적게는 4만 3000개에서 많게는 10만 4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복지패널의 2017~19년 개인패널 자료 등을 활용한 결과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도 2018년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그해 최저임금은 전년보다 16.4%(시간당 6470원→7530원) 인상됐는데, 유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적용 대상자의 취업률이 4.1~4.6% 포인트가량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산업별로 차등화해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저임금 차등화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데, 올해는 도입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났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 결과는 약간 다르다. 최경수 선임연구위원은 2018년 낸 보고서에서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됐음에도 고용 감소는 크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 등을 통해 진행한 분석이다. 그러나 최 위원은 “내년과 내후년에도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 임금 질서가 교란돼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2019년 한국노동연구원을 통해 발표한 논문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15~64세 고용률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김 교수는 일용근로자 고용률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며 취약계층에 피해가 갔다고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의 아이콘인 ‘소득주도성장’을 설계한 홍장표 KDI 원장은 최근 한국산업노동학회 학술지에 수록된 논문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규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인상된 최저임금보다 적은 급여를 받던 근로자의 고용은 줄었지만 그 이상을 받던 사람들에 대한 고용은 늘었다는 게 홍 원장의 분석이다.

최저임금과 고용의 상관관계는 세계 석학 사이에서도 견해가 엇갈린다. 197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작고) 교수는 “최저임금은 오히려 저숙련 노동자에게 적대적인 제도”라고 했다. 반면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카드 UC버클리대 교수는 과거 미국 뉴저지주의 최저임금이 올랐음에도 식당의 고용이 줄지 않았다는 실증분석 논문을 내 주목받았다.

세종 임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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