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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친윤 “이준석을 왜 돕나”…윤리위 앞두고 고립작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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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경북 경주시 월성 원전 홍보관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날 이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던 박성민의원이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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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대통령실 간 가교 역할을 맡았던 박성민 당 대표 비서실장이 30일 사의를 표명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일신상의 이유로 당 대표 비서실장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대선 승리 직후 지방선거 출마를 이유로 사임한 서범수 의원의 뒤를 이어 이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취임한 지 3개월여 만이다.

‘일신상의 이유’를 들었지만, 당내에선 사퇴 배경에 이른바 ‘윤심(尹心)’이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 살 터울로 울산 중구청장이던 2014년 대구고검에 근무하던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친윤계 인사다. 이 대표는 그간 공공연히 “박 의원을 통해서만 대통령실과 소통해 왔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이 대표와 정진석·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박 의원 처지가 애매해졌다. 지난달 24일 윤 대통령은 이 대표를 둘러싼 당내 갈등에 대해 “대통령이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찬 회동 보도가 나오자 이를 전면 부인한 대통령실과 여지를 남긴 이 대표 간 입장이 엇갈리는 등 마찰 기류를 빚었다. 특히 윤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길에 이 대표가 배웅을 나가지 않으면서 양측이 멀어졌다는 해석에 더 힘이 실렸다.

중앙일보

박성민


박 의원은 최근까지 윤핵관과 이 대표 사이에서 나름대로 중재 노력을 해왔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친윤계의원들 중 ‘이 대표를 왜 돕느냐’며 불편한 심경을 비친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박 의원은 전날 포항에서 일정을 마친 이 대표를 찾아가 장시간 대화를 통해 사의를 표명했다. 전날 한 언론에 “더 이상 (이 대표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는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박 의원의 사의 표명으로 이 대표가 사실상 ‘고립무원’ 상태가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에서 이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의원들은 극소수다. 7일 예정된 이 대표의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다룰 당 윤리위원회를 앞두고 친윤 의원들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다.

이 대표는 정면돌파 의지를 거듭 밝혔다. 전날 새벽 페이스북에 “뭐 복잡하게 생각하나. 모두 달리면 되지. 그들이 감당할 수 없는 방향으로”라고 썼는데, 이에 대해 이날 “정치적 상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개혁의 동력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 성상납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김모씨의 법률 대리인 김소연 변호사는 이날 서울구치소에서 경찰 접견 조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씨가 이 대표로부터 사건 당시 대통령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날 수 있도록 힘써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2013년 7월 11일 김씨가 이 대표와 밥을 먹으며 ‘대통령을 모실 방법이 없겠느냐’고 물었더니 이 대표가 두 명을 거론하며 ‘힘을 써보겠다. 도와주겠다’고 답했다”며 “알선수재죄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둘 중 한 명은 이 대표가 형님처럼 모시는 국회의원이고 나머지는 기업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저는 이미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 이후 소통한 바도 없다고 이야기했다”며 “이제 그 국회의원이라는 사람과 기업인이라는 사람이 누군지나 들어보자”고 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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